철창 지붕 모양 추가장갑 포탑위 장착…가자지구 시가전 대비한 듯
"하마스 자폭드론이나 건물위 대전차무기 등 방어에 효과"
[이·팔 전쟁] 우크라전서 배웠나…철망 달고 등장한 이스라엘 탱크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변에 집결한 이스라엘군 메르카바 주력전차 일부가 철창(鐵窓)으로 만든 지붕 모양의 추가장갑을 포탑 위에 달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에 따르면 메르카바 전차가 이른바 '코프 케이지'(Cope cage) 형태의 추가 장갑을 탑재한 모습이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매체는 "이런 (방어) 스크린이 달린 모습이 목격된 건 모두 '트로피'(Trophy) 능동 방호 체계(APS)가 탑재된 최신 모델들"이라고 전했다.

트로피 APS는 레이더에 적이 발사한 미사일이나 로켓 등이 탐지되면 작은 발사체를 쏴서 격추하는 방식의 전차 방호 체계다.

다만, 이 장비는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리꽂히는 형태의 공격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점이 지붕 모양의 추가장갑을 덧붙인 배경일 수 있다고 워존은 추측했다.

'닭장'을 연상시키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이런 형태의 장갑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에서 전차 승무원들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하마스는 민수용 드론(무인기)을 이용해 급조폭발물(IED)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이스라엘군 전차와 군용 차량을 공격한 적이 있는데 철창 지붕은 이런 공격의 효과를 크게 감소시킨다.

이스라엘군이 이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1천5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조만간 지상군을 투입해 시가전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철창 지붕의 효용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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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지가 어려운 고층 건물 옥상 등에 숨어있다가 로켓추진유탄(RPG) 등의 휴대용 대전차무기로 탱크의 약점인 얇은 상부 장갑을 공격하는 전술이 무력화할 수 있어서다.

워존은 "가자 주변에 배치된 모든 메르카바가 이런 추가 방어수단을 탑재하지는 않았다"면서 "이 탱크들에는 (가자지구로의) 최초 돌입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기려는 의도로 이런 식의 장비를 갖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슬랫 아머(Slat Armor)로 불리기도 하는 철창 모양의 추가장갑은 분쟁 지역 등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쓰여왔지만, 탱크 상부에 지붕 모양으로 설치하기 시작한 건 2010년대 러시아군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등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뿌리 뽑는 과정에서 고지대나 건물 위에서 내리꽂히는 대전차 무기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다 생겨났다는 것이다.

작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전차들도 마찬가지 방식의 개조를 받은 채 전투에 투입됐고 우크라이나군도 이를 모방해 자국 전차 일부에 같은 형태의 추가장갑을 설치했다.

미국의 재블린 등 최신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에는 무력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탱크 킬러'로 주목받게 된 전투용 드론과 RPG 등 구형 대전차 화기를 상대로는 들이는 노력에 비해 상당한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철창 지붕형 추가장갑은 전차 무게를 늘리고 멀리서도 적에게 탐지되기 쉽게 한다는 등의 단점이 있지만 제한된 구역에서의 시가전이 중심이 될 가자지구 지상전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유사시 승무원이 포탑을 통해 탈출하는 걸 방해한다는 점도 차체 후면에 출입구가 달린 메르카바 전차에는 해당되지 않는 사항일 것으로 보인다.

워존은 "미국 등도 메르카바 전차에 철창 지붕을 탑재한 이스라엘군의 움직임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추가 장갑을 단 메르카바가 가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에 따라 다른 국가들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