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연 4%대 최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절반을 넘어섰다.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추가 금리 인상을 기다리는 대기성 자금도 석 달 만에 증가했다.

은행 정기예금 절반 '금리 연 4%' 넘었다
15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집계 결과 지난 13일 기준 19개 시중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37개 예금 상품(1년 만기 기준) 중 최고금리가 연 4% 이상인 예금은 19개로 집계됐다.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연 4.35%)을 비롯해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연 4.05%),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연 4.05%), 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연 4.0%),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연 4.0%)’ 등 4대 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도 연 4%를 넘어섰다. 지난달 18일엔 연 4%대 최고금리를 적용하는 예금이 전체 36개 중 7개로 20% 수준에 그쳤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연 4%대 중반까지 예금금리를 인상했고, 일부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은 연 6~8%대 고금리 특판 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권 정기예금이 100조원에 달하는 만큼 연말까지 예금금리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예금금리 인상은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자금 이탈 등 금융 시스템 불안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예금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대기수요도 늘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9월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608조1349억원으로 전달보다 10조1698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보통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기성 자금을 뜻한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7~8월 두 달 새 25조9080억원 감소했다. 줄어들던 요구불예금이 다시 증가한 것은 유가 급등과 주식시장 불안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어서다. 요구불예금 중 상당수는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에 줄었다. 9월 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42조2907억원으로 8월 말에 비해 2조6764억원 감소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