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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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앤비가 주택 장기임대 사업을 추진한다. 뉴욕시 등 전세계 대도시가 단기 숙박공유에 대한 규제에 나선 가운데 여행 숙박 플랫폼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는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여행은 에어비앤비의 최대 강점이지만 여행을 넘어서는 게 회사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년에 한 두번이 아니라 에어비앤비가 소비자의 일상 생활에서 더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체스키 CEO는 에어비앤비가 내년부터 최장 1년 간의 장기 주택임대 사업을 시작하는 등 "핵심 사업에서 좀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2분기 예약 중 숙박일수가 30일 이상인 장기숙박이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하다며 최대 1년의 장기 임대를 "엄청난 기회"라고 평가했다. 다음달에는 에어비앤비 사상 최대 규모의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달 5일부터 뉴욕시에서 시행되는 단기임대(숙박 공유) 규제 조례로 인해 위기에 처했다. 조례는 자신의 주택이나 아파트를 30일 미만 단기 임대하는 뉴요커에게 관광세와 판매세, 호텔세 등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 임대인은 개인정보와 임대수익, 계좌 정보를 시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한다. 허위 내용을 기재하거나 정보를 은폐할 경우 1000달러 이상 벌금을 부과한다. 뉴욕시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뉴욕 에어비앤비 숙소 4만3303개 중 약 1만개는 법적으로 단기 임대가 불가한 곳으로 나타났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다른 전세계 대도시들도 연이어 숙박공유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호주 빅토리아주는 단기 임대 숙박료의 최대 7.5%를 부과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시의회는 지난 6월 단독주택 지역에서 단기임대를 금지하고 다가구주택 지역에서도 단기임대 가능 비율을 전체 가구의 3%로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같은 달 말레이시아 페낭 주 정부도 가정집을 에어비앤비 숙소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음 등 민원 증가, 실거주용 주택 공급 부족 등이 규제의 공통적인 이유다.

체스키 CEO는 이같은 뉴욕의 규제 정책에 대해 "선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뉴욕과 그 외 지역의 대부분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제이 카니 에어비앤비 글로벌 정책 및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뉴욕의 (규제) 정책은 주택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호텔 객실 요금이 오르고 저예산 관광객이 뉴욕을 방문하지 못하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체스키 CEO는 차량 대여 등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보통 사람의 삶에서 집 다음으로 큰 자산이 자동차"라며 "에어비앤비는 오랫동안 자동차 렌트 사업을 고려해왔다"고 했다. 이 외에도 팝업 레스토랑(축제 기간이나 건물 공실이 발생할 때 잠시 들어서는 식당) 등 다양한 사업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