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LPGA 제공
사진=KLPGA 제공
박주영(3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79번째 출전만에 생애 첫 우승을 올렸다.

박주영은 1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CC(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3라운드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정상에 올랐다. 준우승 김재희과는 4타 차이로, 프로 데뷔 14년만에 기록한 첫 우승이다. 279번째만의 우승으로, KLPGA투어 최다 출전 첫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우승상금은 1억 8000만원.

우승이 확정된 뒤 박주영은 "오랫동안 기다린 우승이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감격했다 그는 "사실 우승하면 은퇴하려고 했다"며 "우선 우승 기쁨을 만끽하고 다음 목표를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2021년 결혼해 지난해 아들을 낳았다. 1년 가량 출산휴가를 가진 뒤 지난 4월 복귀했다. 출산 이후에도 박주영은 꾸준히 상승세를 만들어내며 우승경쟁에 가담했다. 이날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아들을 안고 사진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KLPGA 투어에서 엄마 골퍼 우승은 김순희, 안시현, 홍진주에 이어 박주영이 네 번째다. 박주영은 "아이를 낳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협회가 결혼한 선수, 엄마 선수들에게 지원을 늘려준다면 선수들이 더 롱런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2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섰다. 이번 대회는 단단한 그린과 길고 질긴 러프로 선수들을 애먹였다. 박주영은 3라운드 내내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리더보드 상단을 지키며 큰 위기 없이 우승까지 내달렸다.

박주영은 지금껏 5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종라운드에서 챔피언조에서 경쟁한 것도 수차례이지만 플레이가 흔들려 우승 문턱에서 기회를 놓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최종라운드에서 박주영은 단단한 수비골프로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대부분의 홀에서 핀보다는 퍼트하기 편한 곳을 노렸다. 16번홀(파5)에서 2m 거리의 내리막 파 퍼트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4m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자축했다.

박주영의 단단한 수비골프에 추격자들은 동력을 잃었다. 박결은 한때 2타 차이까지 추격했지만 13~15번홀 3연속 보기로 자멸했다. 챔피언조에서 동반 경기하며 역시 생애 첫 승을 노렸던 김재희는 버디를 2개 기록했지만 보기도 2개 범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프로 데뷔 14년만에 차지한 우승이기에 그의 우승은 후배들에게 울림도 컸다. 박주영은 "후배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