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가 재건축 아파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서울보단 지방이 낫다고 설명하고 있다.사진=유채영 기자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가 재건축 아파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서울보단 지방이 낫다고 설명하고 있다.사진=유채영 기자
"이번 정부 들어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잖아요. 현시점에서 재건축 아파트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서울보다는 지방에 있는 아파트에 주목해야 합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사진·37)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의 수익성이 크게 나아졌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실수요자들이 재건축 단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재건축사업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언하면서다. 이에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재건축 단지를 가지고 있는 소유자부터 관심이 있는 실수요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서울 재건축 단지보다 지방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먼저 공사비가 재건축 단지 수익성을 끌어 내리고 있다. 법무법인 심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3.3㎡당 평균 공사비는 700만~800만원 수준이다. 작년엔 3.3㎡당 555만원대였는데 크게 늘었다.

김예림 변호사는 "최근엔 공사비가 많이 올라 재건축 단지 수익성이 크게 조정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공사비는 더 올라 재건축 부담금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유주들이 내야 할 돈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란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비뿐만 아니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도 문제"라면서 "재초환이 완화된다고는 하지만 재건축 부담금 외에 추가로 비용이 더 들어간다. 재건축 단지에 투자했을 때 수익성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수익성이 높은 단지들은 이미 새 아파트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서울 재건축 단지 투자가 꺼려지는 이유다.

김 변호사는 "서울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 가운데 대지 지분과 용적률이 양호해 수익성이 높은 단지들은 이미 사업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라고 하더라도 가격이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남은 단지 가운데 잘 선별하면 수익성이 괜찮은 곳도 있겠지만 일반인들이 촘촘하게 따져서 접근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지방에 있는 재건축 단지를 봐야 한다는 게 김 변호사의 판단이다. 김 변호사는 "지방에서도 대도시에 있는 재건축 단지 가운데 투자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며 "대도시는 수요가 안정적으로 형성돼 있고 일부 지역은 서울 핵심지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역을 굳이 고르자면 서울 다음으로 큰 도시인 부산을 추천한다"며 "부산에서 입주 물량이 적은 해운대구나 개발 호재가 많지만, 아직 저평가된 남구를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는 재건축 상가에 관심을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요했다. 사진=유채영 기자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는 재건축 상가에 관심을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요했다. 사진=유채영 기자
해운대구는 전통적 부촌으로 서울이 강남 3구부터 오른 것과 마찬가지로 집값이 상승해 전반적인 부산 전체 집값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입주 물량도 적정 수요에 비해 적은 수준이라 재건축 아파트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구에 대해서는 "아직 낙후된 지역이 많아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다"면서 "교통 인프라 확충, 북항 개발 등 개발 호재가 있어 상승 여력이 있다. 위험도 높지만, 수익성도 높은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재건축 단지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는 상가 역시 주요 투자처로 두고 있다. 재건축 상가 투자는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금이 적게 들고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없고 다주택자 중과세가 배제되는 절세 효과도 있다. 고정적인 임대 수익을 내다가 향후 재건축이 끝나면 새로운 상가 또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김예림 변호사는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보다는 훨씬 위험한 투자 영역"이라며 "상가를 매수해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새 아파트 분양이 확실해지는 시점에는 오히려 상가 시세가 아파트 시세보다 비싸지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 상가를 받더라도 아파트를 분양받는 경우에 비해 조합원 분양가 등에서 불리할 수 있다"며 "종전에 가지고 있던 상가가 권리가액이 작다면 좋은 위치에 있는 상가를 배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심지어 새로운 상가 숫자가 상가 소유자 수보다 적으면 현금청산 될 위험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상가를 고를 때 △사업 수익성이 좋은 재건축 단지에 있는 곳 △상가가 있는 곳이 사업구역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거나 빠지더라도 상가만 분리 재건축해 수익성이 나오는 곳 △상가 조합원끼리 단합이 잘 되는 곳 등을 따져서 투자한다면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예림 변호사는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다. 재개발과 재건축 등 부동산 분야를 전문으로 담당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정비사업단 자문위원과 투자심사위원회 심사위원도 맡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고민 중이라면…" 서울 대신 지방 꼽은 이유 [이송렬의 우주인]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