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공군 특수전사령관 "910m 이상 해변·도로 찾는 중"
미군기지 피격 가능성에 특수부대 등 투입경로 다각화
美, 중국과 전쟁 대비해 '태평양 활주로' 후보지 물색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해 인도·태평양 권역에서 군사용 활주로로 사용 가능한 해변과 도로를 물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 공군 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인 토니 바우언파인드 중장은 최근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항공우주군협회 연례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바우언파인드 중장은 "우리는 기술자들에게 그런 것들을 찾도록 했다.

(태평양에는) MC-130s 허큘리스 수송기와 CV-22s 오스프리 수송기를 보내 필요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이 3천피트(약 914m) 이상 해변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십년간 미국이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을 목도해 온 우리의 적수들은 초기 단계가 진행되는 기지와 전방 작전 기지들을 위험에 놓이게 할 것"이라고 이러한 조처의 배경을 설명했다.

바우언파인드 중장은 "그들은 기지를 겨냥하는 게 미 합동군을 늦추기 위한 방법이란 걸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래에는 바그람이나 칸다하르, 발라드, 알우데이드 같은 곳에 의지할 수 없다는 걸 인식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바우언파인드가 언급한 바그람과 칸다하르, 발라드, 알우데이드는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군이 사용한 공군 기지들이 위치했던 장소들이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과 중국이 정면으로 무력 충돌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앞선 전쟁들과는 달리 기존에 존재하던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美, 중국과 전쟁 대비해 '태평양 활주로' 후보지 물색
게릴라전을 펼치는 저항 세력과의 비정규전이 중심이었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달리 중국과의 전쟁은 공군기지 등 주요 기반 시설을 보호할 여력이 부족할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본다는 이야기다.

더타임스는 "역내의 사용 가능한 활주로 수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탄도 미사일을 이용해 괌을 비롯한 태평양 미군 기지를 겨냥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인민해방군은 이에 더해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대함 탄도미사일도 개발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활주로 확보가 어려운 지역에선 항공모함을 임시 거점 삼아 공군력을 투입해 온 미군의 전략이 중국과의 전쟁에선 큰 효용을 발휘하기 힘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상황에서 활주로로 쓸 수 있는 해변과 긴 도로들은 미 공군과 특수부대 등의 공격 경로를 다양화함으로써 중국 인민해방군이 적시에 대응하는 걸 힘들게 할 수 있다.

곧게 뻗은 해변이나 도로를 군사용 활주로로 사용하는 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에도 있었던 일이라고 더타임스는 덧붙였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26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을 가정해 24개의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중국 해군이 괴멸되고 군인 수만명이 포로가 되겠지만 미군도 태평양 함대가 거의 궤멸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