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에 발작 증세까지…자전거 칸 탔다가 '봉변' 당한 할머니

보다못한 20대 여성이 도움 요청했지만
역무원 나타나지 않아 대응 도마 위
코레일 측 "순찰했지만 특이 사항 없어"

지난 9일 경의중앙선 지하철 자전거 칸에서 한 할머니에게 자전거를 끌고 탄 승객들이 욕설과 폭언을 하는 모습. 사진=YTN 캡처

지하철 안 자전거 칸에서 한 할머니에게 자전거 동호회원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폭언과 살해 협박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14일 YTN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경의중앙선 지하철 안에서 한 할머니가 자전거 칸에 탔다는 이유로 자전거를 끌고 탄 승객들에게 둘러싸여 폭언을 들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서 이들은 할머니에게 "그냥 가만히 가면 될 것이지 말이 많아. XX" 등 욕설을 퍼부었다. 입에 담기 힘든 살해 협박까지 나오면서 놀란 할머니는 발작 증세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칸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 A씨는 보다못해 역 번호를 찾아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역무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10분이 지나도 역 직원이 도착하지 않자 A씨는 다른 20대 여성과 함께 직접 놀란 할머니를 모시고 인근 역에 내렸다고 한다.

이에 코레일 측은 "신고를 접수하고 전동차를 순찰했지만 특이 사항이 없었다"며 "할머니가 이미 내린 뒤 순찰에 나선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할머니가 하차한 역에서 도움 요청이 왔을 때 역 직원은 현장에 늦게 출동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행 규정상 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 경의중앙선은 주말·공휴일에는 일반 자전거를 갖고 탑승할 수 있지만 다른 승객에게 불편을 끼쳐선 안 된다. 자전거를 휴대할 때는 열차 맨 앞·뒤 칸에 승차해야 하며,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등 승강기는 이용할 수 없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