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상대방이 연락처를 저장하더라도 카카오톡 친구 추가를 할 수 없게 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메신저 피싱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카카오톡의 장점이던 개방성이 퇴색될 것이란 우려가 함께 나온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전화번호로 친구 추가 허용’ 옵션을 도입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기존 카카오톡은 이용자 A가 또 다른 이용자 B의 연락처를 저장하면 A의 카카오톡 친구로 B가 자동 등록되는 식으로 운영됐다. 앞으로는 빠져나갈 방법이 생긴다. B가 새로 도입된 자동 등록 옵션을 끄면 A가 연락처를 저장하더라도 B를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할 수 없다.

이 옵션은 카카오톡 설정 내 프로필 관리 영역에서 관리할 수 있다. 옵션을 끄더라도 카카오톡 ID나 QR 코드를 이용해 친구 추가를 하는 건 가능하다. 단체채팅방에서 프로필을 클릭해 친구로 추가할 수도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말풍선에 하트, 엄지, 체크 등의 아이콘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공감 표시 기능을 이번 업데이트에서 정식 기능으로 도입했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으로 원치 않는 상대가 피싱·스팸 메시지를 보내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신저 앱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건수는 2018년 9607건에서 지난해 2만5534건으로 4년 새 265% 늘었다. 양주일 카카오 카카오톡부문장은 “카카오톡 대화의 양, 소통 목적 등이 다양해지면서 이용자의 불편과 부담이 커졌다”며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개선하거나 추가해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업데이트가 카카오톡의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장점은 상대방의 연락처만 알면 메시지 대화가 가능했다는 것”이라며 “새 옵션을 꺼놓는 이가 늘어나면 다양한 이용자를 친구로 등록해 쉽게 소통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