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동료 부대원 함께해 마지막 보내는 길 외롭지 않았다"
채상병 49재 봉행…생전 복무하던 해병1사단에 흉상 세운다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해병대 채 모 상병의 49재가 6일 고인이 생전 복무하던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내에서 봉행됐다.

군에 따르면 49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해병대 1사단 내 사찰인 해룡사에서 영혼이 좋은 곳에 태어나도록 기도하는 '천도'(薦度) 위령제 형태로 진행됐다.

고인의 부모님 등 유족 2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군에서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임성근 1사단장, 채 상병이 소속됐던 포병여단 동료들까지 120여명이 참석했다.

군 관계자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49재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관련 질문에 "채 상병의 국가를 위한 사망에 대해 애도하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은 채 상병의 희생을 기릴 수 있는 흉상도 건립할 계획이다.

포항 해병대 1사단 사령부 인근 소나무 숲에 흉상을 설치할 부지를 마련했으며, 예산 3천만원도 확보한 상태다.

유족과 관련 협의를 마치면 경북도청 산하기관인 경북문화재단이 제작에 들어가고, 이르면 연내 제막식을 열 예정이다.

채 상병의 부모는 연합뉴스에 "해병대에서 49재 준비도 잘 해주시고, 동료 부대원들도 함께 해서 마지막 보내는 길이 외롭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어 "채 상병이 잊히지 않고 기억될 수 있도록 흉상 설치를 준비하고 계신 것에 대해서도 해병대원들이 채 상병을 영원한 해병으로 함께한다는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49재 준비와 흉상 설치 부지 마련 등 수고해주신 김계환 사령관 등 해병대 관계자 분들과, 흉상 설치를 지원해 주신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등 도청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채 상병은 전북 남원이 고향으로 대학을 다니다가 1학년을 마친 뒤 올해 3월 해병대에 입대했고 지난 5월 1사단으로 전입했다.

이후 경북 예천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찾는 임무를 수행하다 지난 7월 19일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순직 장병을 예우하기 위해 일병에서 상병으로 한 계급 추서 진급시켰고 순직 결정과 함께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여했다.

고인의 영현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달 2일 임성근 사단장을 포함한 관련자 8명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했으나, 국방부 검찰단은 당일 이 자료를 회수했다.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는 해병대 초동조사를 재검토해, 애초 8명 중 임성근 사단장을 포함한 6명은 제외하고 중령급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압축해 지난 달 24일 경북경찰청에 사건 자료를 넘겼다.

경북경찰청이 채 상병 사망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와 별개로 군검찰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