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콘서트, 최근 전 세계에서 상영되는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 열풍이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고금리 등 거시 환경이 녹록치 않은 만큼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두 팝스타들의 미국 투어와 바벤하이머 판매수입이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총 85억달러(약 11조2600억원)를 더할 것으로 예측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가 3분기 미국에서 총 50회가량의 콘서트를 진행하며 54억달러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는 미국 박스오피스와 해외 티켓 판매 등으로 소비와 수출에서 약 31억달러를 창출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안나 웡과 엘리자 윙거는 이들을 모두 합하면 3분기 GDP 상승률은 0.5%포인트 오르고, 실질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0.7%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 3월부터 5년 만의 콘서트 투어인 ‘더 에라스 투어’를 진행 중이다. 이달까지 미국 20여개 주를 돌았으며 이날부터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일본 등 월드투어에 나선다. 비욘세도 지난 5월부터 북미와 유럽에서 ‘르네상스 월드 투어’를 돌고 있다.

대형 팝스타들의 콘서트는 열릴 때마다 인근 호텔이 꽉 차는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미 중앙은행(Fed)도 지난달 공개된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를 언급했다. 필라델피아 연은은 “지역 관광 회복 둔화에도 필라델피아 호텔 매출이 팬데믹 이후 최대였다”며 “콘서트를 보러 온 관광객이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 포스터. 미국 원자력 발전 산업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로버트 오펜하이머 박사의 일대기를 다뤘다.
최근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 포스터. 미국 원자력 발전 산업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로버트 오펜하이머 박사의 일대기를 다뤘다.
바비와 오펜하이머는 쌍끌이 흥행으로 팬데믹 이후 관객들을 극장으로 다시 불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개봉한 바비는 지난 23일까지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5억7541만달러(약 7624억원)를 벌어들였다. 해외 수입까지 합친 전 세계 흥행 수입은 12억8891만달러(1조7078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다크나이트’를 누르고 미국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같은 날 개봉한 오펜하이머의 전 세계 흥행 수입은 7억2487만달러(960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문화 돌풍으로 인한 경제성장 효과는 3분기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비욘세와 테일러 스위프트 모두 4분기에는 미국에 예정된 공연 일정이 없다. 바벤하이머 돌풍도 이례적인 사건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요인들은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실제 경제는 수요 감소에 취약한 상황”이라며 “주택 시장은 낮은 공급과 높은 모기지 금리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