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기업 인터뷰]안재현 스탁키퍼 대표 "한우 ST로 농가·투자자 이익 모두 늘릴 것"
"소비자는 한우의 품질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한우의 가격에는 불만이 있죠. 유통 구조를 혁신해 가격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면서도 축산 농가의 수익을 늘리고자 합니다."

안재현 스탁키퍼 대표는 회사의 장기적 목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안 대표는 "우시장에서 는 한우 한 마리가 평균 900만원에 팔리는데 이만큼의 소고기가 소비자에게는 평균 2200만원에 간다"며 "한우 토큰증권(ST) 발행은 이런 구조를 개선해 소비자와 농가 양측의 만족도를 모두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

스탁키퍼는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안 대표는 축산 농가를 40년째 운영하고 있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창업 전에는 ㈜한화에 입사해 고기 수입 업무를 하며 관련 유통 사업에 눈을 떴다. 지금까지 스탁키퍼로 한우 ST에 투자한 사람은 약 5000명, 총 투자 금액은 약 63억원이다. 그는 2020년 스탁키퍼를 창업했고, 지난해 매출 181억원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첫 흑자를 냈다. 지금까지 기관투자 80억5000만원을 유치했고, 지난해 300억원대 중반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았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기업 5곳을 대상으로 증권신고서 미제출에 대한 제재 면제 조치를 내렸는데, 이 5곳 중 한 곳이 스탁키퍼다. 스탁키퍼는 이로써 투자계약증권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해 심사를 통과하면 바로 ST 유통을 할 수 있게 됐다. ST 산업의 '퍼스트 무버'로 올라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스탁키퍼가 한우 ST를 발행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ST 공모로 투자금을 모은 뒤 송아지 가격을 농가에 지급, 이 송아지에 대한 소유권을 가져온다. 이후 소를 키우는데 필요한 사료값, 인건비 등을 사육 농가에 순차적으로 지급한다. ST 공모가에는 스탁키퍼가 받는 수수료가 포함돼 있다. ST 1개 가격은 8만원 선이다.

스탁키퍼는 6개월령 이상 송아지를 매입하는데, 이 연령 개체의 폐사율은 약 1%다. 이 폐사 위험(리스크)은 수백마리를 한데 묶어서 수백개의 ST를 한꺼번에 발행하는 방식으로 분산시킨다.

소가 다 크면 우시장에서 이를 팔아 ST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지금까지 뱅카우 투자자가 얻은 수익률은 연 환산 8% 선이었다. 지난 10년간 한우 한마리당 평균 수익률은 약 19.8%였고, 뱅카우도 앞으로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안 대표는 설명했다. 토큰 매수로부터 수익 실현까지 걸리는 기간은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다.

안 대표는 "우시장에서 소를 팔 때 좋은 등급을 받으면 마리당 1500만원까지도 받을 수 있다"며 "이 경우 투자자에게 더 많은 수익이 배당되고, 스탁키퍼와 농가도 인센티브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향후 농가에게 지급하는 비용 중 인센티브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한우 농가는 초기 자금이 없어 사육 두수를 늘리지 못하는 곳이 많다"며 "ST 투자자가 자금을 대고, 농가가 소를 키우는 방법으로 힘을 합치면 양측이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우 사육에 그치지 않고 유통과 최종 판매까지도 하는 수직 계열화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한우 ST 투자의 장점 중 하나는 "관련 시장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라고 안 대표는 강조했다. 전국 64개 도축장의 생산 및 시세 데이터를 농림축산식품부가 모두 모아 공시하기 때문이다. 미술품 등 다른 ST 기초자산은 시장 정보가 불투명하거나 데이터가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사료 및 곡물 가격 데이터도 투자 전략을 세우는데 참고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소고기 수입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한우는 프리미엄 육류로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