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임장생활기록부>, 서울 동부이촌동에 왔습니다.

동부이촌동, 일찌감치 개발된 대표적인 부자동네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들이 굉장히 많이 낡았고 노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과정이 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각종 규제들이 대폭 완화되면서 정비사업에 속도와 탄력이 붙게 됐습니다. 게다가 근처에는 초대형 용산 개발 프로젝트까지 있죠. 동네 상황 어떤지 같이 쭉 보시면서 얘기 나눠볼게요.
"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왕궁은 250가구이고 1974년 준공됐습니다. 평형은 31평 하나인데요, 최근에 24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왕궁과 반도, 삼익은 ‘동부이촌동 소규모 재건축 3인방’으로 꼽혀요. 규모는 크진 않지만 알짜배기 입지입니다. 10월쯤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것 같고,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첼리투스는 한강변에 있는 유일한 56층 아파트입니다. 렉스아파트를 재건축해서 2015년 입주했어요. 460가구입니다. 특이한 게 1대1 재건축이어서 일반분양이 없었어요. 그래서 거의 십년 전에 조합원들이 분담금을 5억원 이상 냈죠. 세개 동을 잇는 스카이브릿지가 시그니처 건축물로 꼽힙니다. 아이유 등 연예인들이 많이 살아서 유명합니다.
"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현대맨숀은 지금 보시다시피 리모델링 공사 중입니다. 1974년 준공됐고 650여 가구인데요. 용적률이 210%라 일찌감치 리모델링으로 선회했어요. 이름이 현대르엘로 바뀌고, 750가구로 재탄생합니다. 르엘은 롯데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죠.
수평 증축을 하면서 2개 층을 더 올리고, 비어있는 용지에 27층 건물도 새로 짓게 됩니다. 2026년 초 입주 목표인데요, 일반분양이 100여 가구 나옵니다. 현대는 동부이촌동의 리모델링 선두단지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31평이 17억8000만원에 거래됐어요.
"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동부이촌동을 가로지르는 이 도로가 이촌로입니다. 여기를 기준으로 남쪽 그러니까 한강변엔 대형 아파트가 많고, 재건축 추진하는 단지들이예요. 그리고 이촌로 위쪽, 그러니까 용산공원 쪽은 소형이 많고,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한강자이는 외인아파트를 재건축해서 재탄생한 아파트입니다. 2003년 준공했고, 650가구인데 대형 평수 위주입니다. 허창수 GS그룹 허창수 명예회장이 여기 사는데요. 워낙 잘 지은 아파트라 사시는 분들 만족도가 높습니다. 바로 옆의 한강맨션 재건축도 GS건설에서 수주했거든요. 이촌동을 GS타운으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합니다. 사실 부촌은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이 더 크죠. 그래서 첼리투스나 한강자이나 세간에 회자되지 않고 또 거래도 많은 편은 아닙니다.

또 저 건너편, 이촌로 위쪽에 한가람아파트가 보이죠. 2000여 가구 되는 대단지인데요, 조합설립 이후 시공사 선정을 마쳤고 리모델링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어요. 그 옆으로 코오롱, 강촌 등도 리모델링 진행 작업 중입니다.
"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동부이촌동의 상징과 같은 한강맨션입니다. 1971년 준공했고 660여가구입니다. 평형은 20평대부터 50평대까지 있어요. 재건축 시공사는 GS건설이구요, 1400여 가구로 늘어나게 돼요. 68층으로 지으려고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올해 말부터 이주하는데, 여기도 상가랑 아파트 간 소송 이슈가 있어요. 잘 해결돼서 재건축에 속도를 냈으면 합니다.

한강맨션의 장점 중 하나가 낮은 용적률이예요. 101% 밖에 안됩니다. 서울에서 정말 찾기 힘든 5층짜리 아파트죠. 그래서 사업성이 뛰어납니다. 게다가 대지지분도 넓어요. 아마 27평은 40평을, 37평은 52평을 받을 것 같아요. 입지도 아주 좋아요. 동부이촌동 딱 한가운데죠. 앞으로는 한강뷰 시원하게 트였구요, 뒤로는 용산공원이랑 남산 보입니다. 대장주이다 보니 시세는 아주 뜨겁습니다. 최근 31평이 37억7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신동아파트에 왔습니다. 사실 여기가 행정구역상 서빙고동인데요, 도로명 주소는 동부이촌동이랑 같이 이촌로를 씁니다. 1984년 준공된 1300여 가구이고 중대형 위주 단지입니다. 신동아는 한강변을 접한 면적이 강북에서 가장 넓은 아파트예요.
"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최근 희소식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서빙고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바꿀 예정입니다. 규제 완화해줄 테니 재건축에 속도를 내라는 취지입니다. 게다가 한강을 끼고 있으니 아파트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하면 용적률 인센티브까지 주기로 했어요. 서빙고 아파트지구에는 동부이촌동 웬만한 아파트들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또 서울시는 용산공원에서 한강까지 녹지축이 연결되게끔 하겠다고 해요. 신동아 서쪽에 공원이 생긴다는 거죠.

재건축 상황을 보자면,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어요. 원래 35층으로 하려다 최근 설계변경이랑 신통기획 통해 49층 이상 짓는 걸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재건축하면 1600여 가구로 재탄생하게 돼요. 사실 신동아에 대한 시선은 엇갈립니다. 지하차도를 건너야 하고, 경의중앙선과 동작대교에 둘러싸여서 폐쇄적이에요. 하지만 닫힌 입지 때문에 조용하고 쾌적해서 부유층이 더 좋아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최근 54평이 36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최고가보다 5억 이상 올랐습니다.
"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동부이촌동이 강남에 밀린 건 확장성이 부족해서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강남의 고급 주거지 벨트는 반포에서 잠원, 압구정, 청담으로 이어지는데 동부이촌동은 주변에 받쳐줄 주변 고급 주거지역이 없었다는 거죠. 하지만 이젠 많이 달라졌습니다. 근처 한남동 굉장히 고급화됐고, 동부이촌동은 한강뷰가 남향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죠. 또 용산엔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있어요. 동부이촌동이 원조부촌의 명성을 다시 찾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임장생기부 성적표 같이 보시겠습니다.
"더 호화롭게" 원조부촌, 동부이촌동의 변신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기획·진행 김정은 기자·이문규 PD 촬영 이문규·이예주·정준영 PD
편집 이문규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