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가 27일 법안소위에서 주식시장 내 불공정거래의 온상이 된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주식 리딩방 개설을 제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온라인 양방향 소통 채널 영업을 금지해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등에 존재하는 각종 리딩방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취지다.

정무위는 이날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홍성국·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병합심사 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온라인 양방향 채널 영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라인 양방향 채널은 주가조작범이 개인투자자를 구슬려 자신들이 선행매매한 주식을 매수하도록 권유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됐다. 기존 자본시장법은 유사투자자문업자가 1 대 1 채널을 통해 영업하는 것만 금지해온 탓에 금융당국이 일일이 리딩방을 확인하지 않고선 처벌이 불가능했다. 개정안이 국회에서 최종 통과되면 당국에 등록을 마치고, 투자전문인력을 보유한 투자자문사만 양방향 채널을 개설할 수 있다.

유사투자자문업자의 허위·과장 광고 관련 규제도 강화한다. 여야는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수익률을 허위 표시하거나 손실보전·원금보장 등 불법적 내용을 광고에 담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합의했다.

이날 통과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당초 소위에 상정된 50개 법안 가운데 마지막 순번에 배치돼 다음 국회 회기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정무위 내부에서 급증하는 리딩방 피해를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자 여야 간사는 일곱 번째 안건으로 앞당겨 처리했다.

유사투자자문업은 당국 신고와 최소한의 교육 외에는 진입 조건이 전무하다. 코로나19발 주식 투자 열풍 이후 업체가 급증하면서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2018년 905건에서 지난해 3070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김 의원은 “유사투자자문업은 부적격 투자정보업자가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통로로 작용해 왔다”며 “이제라도 관련 규제를 강화해 투자자 보호를 두텁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