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파라다이스
사진=파라다이스
# 지난달 제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드림타워 카지노는 114억원의 순매출을 거둬 월간 최대 순매출을 경신했다. 중국 베이징~제주 노선이 재개되면서 3년여 만에 중국 고객이 본격 유입, 개장 후 처음으로 100억원대 월간 순매출을 기록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드롭액(고객이 현금을 칩으로 바꾼 금액)과 이용객수에서도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카지노 업계가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일본인 무비자 관광 재개에 이어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 유입 조짐이 나타나면서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드림타워 카지노는 지난 4~5월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드림타워 카지노의 월평균 순매출은 36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제주공항의 국제선 재개 이후 우상향 추세를 그렸다. 그 결과, 해당 카지노는 올해 4월(순매출 99억6000만원) 개장 후 22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5월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카지노 이용객과 드롭액도 증가세다. 지난달 이용객은 2만1866명으로 개장 이후 처음으로 2만명대를 넘어섰고, 드롭액도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넘겼다. 지난달 드롭액은 1137억원으로 지난해 5월(285억원)의 네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1~5월 월평균 5300명 수준에 그친 카지노 이용객수는 일본 오사카, 대만 타이페이, 싱가포르 직항노선이 재개되면서 1만명대에 안착했고, 3월 중국 직항 노선 재개 후 월 2만명 대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사진=롯데관광개발
사진은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사진=롯데관광개발
서울 인천 부산 제주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 중인 파라다이스 역시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하다. 파라다이스의 5월 매출은 701억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313.3% 급증했다. 해당 기간 드롭액 역시 331.3% 뛴 5255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장 중 서울과 인천의 매출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각각 429.2%, 248.8% 뛴 358억원, 28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일본 골든위크(4월29일~5월7일) 영향력이 컸다. 일본인 방한객이 서울과 인천 사업장을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매출과 드롭액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일본 골든 위크 영향으로 5월 일본 방문객은 29.7% 증가한 6915명을 기록, 무사증 입국이 허용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 VIP 드롭액은 19.2% 늘어난 2402억원으로 집계됐다. (항공사의) 일본 노선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지만 일본 VIP 드롭액이 2019년 월평균을 꾸준히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KB증권
자료=KB증권
이같은 업황 개선 여파로 신용등급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파라다이스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한신평은 파라다이스에 대해 "엔데믹 전환으로 사업환경 정상화 기조가 가속화되고 있다. 매출과 이익창출력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올해 배우 박서준을 파라다이스 브랜드 새 홍보 모델로 기용하며 엔데믹 채비에 나선 상태다.

서울과 부산 등에 카지노를 운영 중인 GKL(그랜드코리아레저) 역시 지난달 카지노 매출이 지난해 5월보다 39% 늘어난 253억원을 기록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드롭액은 107.4% 뛴 287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업계에선 카지노 이용객이 추가적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VIP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딘 중국인 '큰손'의 회복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VIP는 확실히 호전되고 있다. 코로나19 전에 많았던 ‘중국 VIP 큰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 업계 공통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