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사진=연합뉴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 충격을 안겼던 대표팀 소속 일부 선수들이 경기를 진행하던 중 음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WBC 출전을 위해 일본을 찾았던 선발 투수 A 씨와 다른 구단 구원 투수로 뛰는 B, C 등은 지난 3월 8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한 술집에서 다음 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9일은 한국과 호주의 B조 1차전 경기가 있었던 날로,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7대 8로 패했다.

세 선수는 일본전에서 4대 13으로 패한 10일에도 같은 업소를 찾았고, 역시 새벽까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술집에는 여성 접대부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은 이날 "WBC 국가대표 선수들의 심야 음주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허구연 총재, 류대환 사무총장과 관련 부서 담당자가 모인 긴급회의를 열었다"며 "그 결과 각 선수에게 경위서를 받고 그에 따른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해 후속 대처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수들이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난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심의할 계획이다.

KBO 측은 일부 선수들의 대회 기관 중 음주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이들이 출입한 술집이 어떤 성격의 업소였는지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술을 마신 장소가 '유흥업소'로 분류되는 곳이라면 음주 시기와 관계없이 상벌위원회가 열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WBC 출전 선수가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는 의혹은 지난 3월 국내 한 야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불거졌다. 당시 '어제 야구 진 한국 선수들, 여자 끼고 술 먹음'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고, 글 작성자는 "동경(도쿄) 거주자인데, 내가 누구라고는 말 못하겠는데 여자 끼고 술 먹고 2차인지, 3차인지 노래 부르러 왔더라. 새벽 4시에"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게임은 발리고 여자 끼고 아침까지 술 먹는 야구선수들 보니, 야구는 그냥 '레저'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생각했다"며 "설마 '호주전 지고도 여자 끼고 술먹었을까'까지 생각하게 되더라"라고 덧붙였다.

이후 지난 30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한일전 음주야구(월드스타&무한도전)'이라는 제목으로 WBC에 출전한 몇몇 야구 선수들이 일본 도쿄의 한 술집에서 밤새 음주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선수들이 소집 기간 중 음주를 하는 것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국가 대표 선수로서 포괄적으로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KBO 규약 국가대표 운영 의무 규정이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해 KBO 측이 어떤 판단을 할지 이목이 쏠린다. KBO는 만약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경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를 적용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