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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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호감을 쌓은 뒤 돈을 요구하는 연애 사기 '로맨스 스캠'의 피해자의 과반수가 여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석사 과정 박범진 씨는 '로맨스 스캠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를 최근 학술지 디지털포렌식연구에 실었다.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 지난해 1~6월 로맨스 스캠 범죄 유형으로 접수된 신고 280건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71.4%(200명), 남성이 28.6%(80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가 52.1%(146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35.4%(99명), 40대 10.7%(30명), 50대 이상 1.8%(5명) 순이었다. 전체 피해자의 87.5%가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었다.

피해액은 37억7465만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6억3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환전사기가 55.4%(155건)으로 가장 많았고, 비용대납 37.1%(104건), 코인투자 7.5%(21건)이 뒤를 이었다.

환전사기는 호감형 외모의 한국인으로 속여 '해외에 사는데 현금으로 포인트를 충전한 사이트에서 며칠 내 환전하지 않으면 모두 소멸한다'며 피해자 계좌로 돈을 입금받아 보내달라는 식으로 이뤄졌다.

비용대납은 파병 군인, 유엔 소속 의사, 사업가 외국인 등을 사칭해 수술비·수수료·관세 등을 내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며, 코인투자는 재력가인 외국인이나 한국계 외국인을 사칭해 자신이 가상화폐 투자를 통해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조작된 증거를 내밀어 피해자를 속이면서 투자를 유도한다.

피해자가 사기범을 처음 만나는 곳은 대부분 SNS, 스마트폰 메신저, 소개팅 애플리케이션 등이었다. 플랫폼별로는 인스타그램이 27.7%(7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소개팅 앱인 위피 14.0%(38건)와 틴더 7.0%(19건) 등이 있었다.

박범진 씨는 30대 이하는 비대면으로 사람을 사귀는 데 친숙하다며 앞으로도 '로맨스 스캠'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