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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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의 전기차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대상에 추가됐다. 지난 18일부터 배터리 관련 강화된 IRA 세부 지침이 시행된 이후 '비(非)미국' 브랜드 전기차로서는 처음으로 보조금을 받게 됐다.

20일 미국 국세청(IRS)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ID.4는 19일(현지시간)부터 IRA에 따른 보조금 대상이 됐다. ID.4 스탠다드와 프로, 프로 S 등 세부 모델 8개 차종 모두 7500달러의 보조금 전액을 받는다.

앞서 지난 17일 미국 국세청은 18일부터 시행된 IRA 세부 지침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 목록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발효된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만 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 18일부터는 배터리 핵심 광물·부품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배터리 관련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보조금 적격 전기차가 크게 줄었다. 최초 명단에선 폭스바겐 ID.4, 제네시스 GV70를 비롯해 아우디 Q5, BMW X5, 닛산 리프 등 21개 차종이 목록에서 빠졌다. 리비안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 외 브랜드였다.

당시 폭스바겐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세부 서류를 제출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ID.4가 조만간 보조금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네시주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조립·혁신을 위해 투자를 늘려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ID.4가 실제로 보조금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낙관이 현실이 됐다.

파블로 디 시 폭스바겐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라고 했다. ID.4는 올 1분기 미국에서 네 번째로 많이 팔린 전기차다.

미국 완성차 브랜드의 전기차 가운데 최초 명단에서 유일하게 빠졌던 리비안의 R1S와 R1T도 이날 다시 보조금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업체 일색이던 보조금 대상에 폭스바겐이 포함됨에 따라 유럽과 무역 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해 볼보 등 외국 기업들도 배터리 요건을 충족할 공급망을 확보하면 보조금 명단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에 짓고 있는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 완공 일정을 앞당기고 배터리 업계와 공급망 개편을 논의하는 등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