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장기 조정을 거쳤던 제약·바이오주가 급등하고 있다. 주가에 최대 악재였던 금리 상승이 마무리 국면에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경기방어주 성격까지 부각되고 있어서다. 제약·바이오주가 다시 주도주로 부상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바이오주 저점 기대

"성장株면서 동시에 방어株"…제약·바이오의 시간 다시 오나
6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6% 오른 80만5000원에 마감했다. 유한양행도 3.69% 상승했다. 네이처셀(13.59%), CJ바이오사이언스(10.98%), 박셀바이오(8.88%) 등 신약 개발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44% 급락한 것과 대비된다.

기간을 늘리면 상승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개별 호재를 타고 두 자릿수로 치솟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1주일(3월 24일~4월 6일) 58% 상승했다. 네이처셀(57.5%), 메드팩토(43.8%), 알테오젠(36.4%) 등도 상승폭이 컸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관들은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수혜를 받을 업종을 선제적으로 담고 있다”며 “바이오가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대표적 업종”이라고 말했다.

경기 방어주 성격도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과 신약 개발을 동시에 하는 한미약품은 최근 1주일 18.7% 급등했다. 탈모치료제를 개발하는 JW중외제약과 다수의 신약을 개발하는 유한양행도 각각 11.8%, 5.3% 상승했다.

○“투자심리가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호재가 나와도 움직이지 않던 지난 2년과 달리 조그만 이벤트에도 주가가 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항암치료, 마이크로바이옴 관련주가 대표적 사례다. 미국 정부가 지난 3일 암 정복 프로젝트인 ‘캔서 문샷’을 발표하자 메드팩토는 5일 상한가로 치솟았다. CJ바이오사이언스, 지놈앤컴퍼니 등 마이크로바이옴 관련주는 정부가 관련 사업에 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에 1주일새 50%가량 급등했다.

증권업계는 제약·바이오가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형주 위주의 KRX헬스케어지수는 2736포인트(6일 종가)로 2020년 고점(5600포인트) 대비 반토막 난 상태다. 신약개발사를 주로 담는 코스닥150헬스케어지수도 같은 기간 50% 넘게 하락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인상 중단 여부, 하락 기대감 형성 등에 따라 제약·바이오주가 더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등에서 수익을 낸 자금이 낙폭과대 바이오주로 이동할 것이란 기대도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추세적 상승세를 이어가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바이오주가 계속 오르려면 신약 관련 호재가 필요하다”며 “주가는 바닥권이지만 계속 오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배태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