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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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좀처럼 부진을 떨치지 못하던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지만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대형 제약사들은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에 대안 된 '제약주'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는 최근 10거래일(3월24일~4월6일) 사이 5.69%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1.43%)을 웃돌았다.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는 연초 이후 2월 말까지 9.11% 하락하며 당시 코스피지수가 상승세였음에도 오히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후폭풍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기 시작한 3월 중순 이후부터는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종목 중에서는 한미약품의 상승률이 돋보였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18.76% 상승했다. 이 회사의 주력 비만치료제인 ‘위고비’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이 회사의 금연치료제 ‘노코틴정’이 지난달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승인을 받은 점도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JW중외제약(11.87%), 녹십자(10.16%), 유한양행(5.32%) 등도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대형 제약주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주 중 하나로 꼽힌다. 약은 필수소비재 성격을 띠는 만큼 경기침체에도 수요 둔화 폭이 타 소비재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연초 제약·바이오주의 단기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도 최근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및 유럽의 은행 사태로 경기 방어주인 헬스케어주로 다시 투자자들의 시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던 바이오 벤처주도 최근 개별 종목별로 호재가 나타나면서 있다. 젠큐릭스는 유방암 예후 검사 관련 연구결과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발표 주제로 채택되면서 전날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저평가 대형주에 관심

전문가들은 헬스케어 대형주 가운데서도 올해 저평가를 받은 종목을 중점적으로 보라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주요 제약기업 중 저평가된 기업으로 한미약품과 녹십자를 각각 꼽았다. 한미약품의 경우 현재 평택공단 바이오플랜트와 팔탄공단 스마트플랜트의 공장 가동률이 낮은 점, 녹십자는 오창공장내 일부 시설의 가동률이 낮은 점이 저평가 요인으로 꼽혔다. 이 공장들의 감가상각비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아직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플랜트를 통해 항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DMO) 사업을 진행한다면 영업이익률을 짓누르던 요인이 사라질 것"이라며 "녹십자 또한 한미약품과 같이 기 보유 공장을 통해 신규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 실적개선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종목도 눈여겨 볼만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 1분기 전년대비 12.5% 증가한 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대웅제약은 전년대비 22.1% 늘어난 282억원, 유한양행은 137.8% 늘어난 145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