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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광 기자
저희 방송에 오랜만에 나오셨는데요. 한동안 방송 일절 안 하셨죠.

▶존 리 대표
그랬죠. 저에게는 작년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것 같아요. 너무 억울하고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구나 . 이런 얘기 별로 길게 하고 싶지는 않은데. 100㎞ 달리는 기차가 그냥 충돌한 느낌. 그리고 이제 정신이 나서 너무 놀라고. 그게 이제 한 8개월이 지났거든요.

책도 8개월 동안 무언가 하지 않으면 이거 굉장히 힘들겠구나 그래서 쓰기 시작했는데요. 내가 지난 9년 동안 한국에서 겪은 것을 CEO로 겪은 것을 책으로 써야 되겠구나. 그 다음에 금융 산업의 중요성 이런 걸 얘기해야 되겠다. 그래서 제가 이제 활동을 시작했죠.

▶나수지 기자
지금 보시는 분들 중에 존 리 대표가 무슨 일이 있었나.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듯해서. P2P 업체에 차명 투자했다는 혐의..
존 리 "그럼에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투자" [안재광의 더부자]
▶존 리 대표
복잡하면 사람들은 이제 뭔가 있었구나 하잖아요. 전혀 아니고. 한 마디로 얘기할게요. 사람들이 자꾸 설명을 요구하는데. 차명 계좌 없고, 불법 투자한 사실이 전혀 없어요. 한 일간지에 보도가 됐죠. 그리고 나서 네 번인가 다섯 번 추가 보도가 나갔는데, 저하고 전혀 취재한 사실이 없어요. 그 기자와 만난 적도 없고. 저는 너무 놀랐고, 우리 온 가족이 놀랐고. 그리고 회사에서 쫓겨난 거죠. 전혀 사실하고 맞지 않는 것이고. 그래서 이제 하나하나 이제 밝히는 과정이에요. 법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고.

▶안재광 기자
회사에서 나오는 과정에서 혹은 매각되는 과정에서 서운하신 부분은 없으신가요.

▶존리 대표
지금은 서운할 단계는 지난 것 같아요. 그것 보다는 사람들한테 알려야 되겠구나. 진실이 뭔지, 그리고 진실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봐요. 정말 저를 놔줬으면 좋겠어요. 더 이상 기사화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부도덕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혔죠. 이제는 좀 조심해줬으면 좋겠어요.

▶안재광 기자
8개월 간 쉬시는 기간이 있었잖아요. 스스로 돌아보셨을 때, 이 사건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습니까.

▶존 리 대표
험불(겸손)한 거. 겸손이 제일 중요한 건데. 저는 진짜 낮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내가 혹시 교만한 게 없었는지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고. 그 다음에 패밀리의 중요성 그런 것도 깨달았고. 우리 아이들이 너무 걱정해 미국에 있는 아이들이 너무 걱정해줬고. 미국에 있는 동포들 중에서 제 지인들이 너무 놀라서,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저한테 이제 전화가 와서 확인을 하는 거예요. 혹시 극단적인 선택하지 마라. 그래서 내가 그 정도는 아니다. 그만큼 제 주위에서 걱정해 주시는 분이 많았고. 또 놀라운 거는 제가 책을 쓰느라 파주 커피숍에서 아무도 없는 커피숍에서 하루 종일 쓰고 있는데, 어떤 분이 이제 커피를 놓고 가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편지를 써놓고 가셨어요. '힘내세요' 그런 분들도 꽤 있었고. 그래서 아 이게 또 사람 사는 세상이구나 느꼈죠.

▶나수지 기자
쉬시는 동안 미국 뉴욕도 다녀오셨죠.

▶존리 대표
뉴욕에 간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아이들이 미국에 있기 때문에. 4년 동안 못 만났어요. 한국에서 너무 바빠서. 그것도 내가 잘못한 거구나. 그래서 미국에 가게 됐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옛날 내 보스죠. 코리아 펀드의 보스였던, 그 사람을 만난 거예요.

그 분과 유튜브를 찍기로 했어요. 원래 20분 정도 식당에서 찍기로 했는데, 사무실로 초대를 했어요. 제가 옛날에 일하던 곳이 잖아요. 찍다 보니 두 시간이 넘었어요. 너무 좋았죠. 날씨가 엄청나게 추웠는데. 월스트리트 가서 옛날에 다니던 길거리 이런 거 보니까 새롭죠. 아, 이거를 알려줘야 되겠다. 그래서 찍게 됐고.

옛날에 있던 증권회사가 전부 아파트로 변한 거예요. 요새 한국도 여의도가 그렇잖아요. 낮에는 굉장히 사람이 많지만 밤에는 슬럼가가 되죠. 월가도 그랬거든요. 밤에는 범죄가 일어나지만 낮에는 굉장히 번화한. 근데 거기가 완전히 변한 거예요. 이거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한국도 여의도나 이런 데. 여의도 뿐만 아니라 종로 뭐 이런 데 다 비어 있잖아요. 상가를 아파트로 만들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죠.

▶나수지 기자
뉴욕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얘기도 나누셨을 것 같은데, 현지에서는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존 리 대표
안타깝게도 미국에 있는 동포나 미국 사람들은 미국 주식에만 관심이 있어요. 한국 주식을 잘 몰라요. 항상 제가 하는 얘기가. 한국 주식이 미국 주식보다 훨씬 싸다. 저는 한국 주식을 아직도 굉장히 좋게 생각하는 이유가 일단 버블이 끼어 있지 않다는 것. 그 다음에 요새 에스엠이라든가 뭐 이런 이슈가 있잖아요. 행동주의 펀드도 있고. 적대적으로 M&A 시도가 있는 것은 시장에는 굉장히 좋거든요. 이게 어떻게 보면 조미료거든요. 그러니까 주식이 되게 재미난 거예요. 그래서 서로 공격을 하고 또 방어하려고 주식을 매집해야 하고. 미국에서도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항상 이런 식의 M&A가 많이 일어날 때예요. 저는 그런 면에서도 한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그러죠. 그런 면에서 발전적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요.

한국만 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굉장히 좋은 주식들이 너무 많고. 굉장히 좋은 회사들이 많은데 우리는 큰 기업만 생각하죠. 삼성 LG. 근데 그 밑에 있는 굉장히 좋은 주식들이 너무 많은데. 거기에 대한 리서치가 돼 있지가 않죠. 시장이 이피션트(효율적이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이죠.

미국은 증권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기업에 대한 리서치가 잘 돼 있는데. 한국은 상위 기업에 국한 돼 있죠. 거래량이 많은 곳 위주로. 정말 보석이 아직도 많은 시장이다. 이렇게 생각을 해요. 저는 미국 시장 대비 한국 주식에 훨씬 투자하기 좋다고 생각해요.

▶안재광 기자
눈여겨 보는 산업이나 기업이 있습니까.

▶존 리 대표
바텀업이라고 그러죠. 산업을 보지 않고 내가 투자하는 회사를 인더스트리에 상관없이, 특정 분야 상관없이 '야 이 회사 너무 좋다' 그런데, 그게 반드시 희한한 인더스트리가 아니고. 굉장히 올드 인더스트리에 있는데. 그 회사가 독보적인 경우가 많아요. 인더스트리에 상관 없이 기업을 하나하나 고르다 보니까, 이 기업은 내가 재산의 10%까지 담아도 될 만큼 좋은 회사구나. 이런 식으로 골라서 다 따져보니까 반도체는 이만큼. 게임 회사는 이만큼. 이렇게 나중에 결정이 돼요. 저는 산업 어디가 좋다, 나쁘다 보다는 내가 사고 싶은 회사가 한국에 많으냐. 너무 많은 거예요. 저는 특히 중소기업이라고 그러기는 좀 그런데, 미디엄 사이즈를 많이 봐요.

▶안재광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얘기를 하잖아요.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들. 또 최근 금융 당국도 환율 시장을 좀 더 확대해서 시간도 늘리고. 이렇게 하는 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것 같은가요.

▶존 리 대표
그럼요. 근데 정책적으로 가장 중요한 게 퇴직연금이에요. 퇴직연금이라는 것은 아주 대략적으로 국내에만 1000조원 가까이 됩니다. 이걸 어떻게 쓰느냐. 한국의 미래는 이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처럼 새로운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죠.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게 자산운영사예요. 미국은 블랙스톤, 블랙록 등이 있잖아요. 새로운 기업이 나오는 토양을 만드는 게 자산운용업이거든요. 예를 들어 내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경우 옛날엔 은행에 갔죠. 은행 중심이었죠. 은행 중심이 뭐냐 하면, 담보가 있어야 되잖아요. 그럼 내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담보가 없을 경우는 못하죠. 또 내가 중소기업인데 너무나 좋은 비즈니스가 있는데 담보가 필요해요.

근데 미국은 자산운용사들 위주로 금융이 돌아가면서 엄청난 기업들이 태어난 거예요. 애플이니 구글이니 아마존이니. 자사운용 업계가 그런 힘이 있었거든요. 담보가 없어도 투자가 되는 환경이 된 거잖아요. 저는 한국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도 저는 기업에 들어가는 물꼬를 트는 역할을 자산운용사들이 해야 한다고 보죠. 근데 내가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젊은 사람들한테 뭐 하고 싶어요 물어보면, 100명이면 99명이 금융 얘기를 안 해요. 미국에서는 대학교 졸업생들한테도 뭐 하고 싶어요 물어보면, 월스트리트의 골드만삭스에 들어가고 싶어요. 한국은 제가 그런 얘기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아, 젊은 사람들한테 이런 얘기를 해야 되겠구나. 금융업이 정말로 중요하다. 한국의 다음 먹거리가 어디냐, 저는 금융업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펀드 매니저 되고 싶어요 하는 사람이 많이 나와야 됩니다. 그래서 이 돈이 새로운 기업에 흘러가는 역할을 하는 거죠.

기획 한경코리아마켓
총괄 조성근 부국장
진행 안재광·나수지 기자
편집 박정호 PD
촬영 신정아·박정호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제작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