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언제 반등할까요?"…전문가 '깜짝 조언' [차은지의 리치리치]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수십배의 수익을 내는 시대가 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연간 10~15%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면 지금이 투자해야 할 때입니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5일 삼성전자의 주가가 언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올 하반기에 국내 경제가 경기 침체에서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이 반도체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메모리 반도체가 국내 경제 선행지표…지금이 투자 적기"

이 대표는 10년간 기자 생활을 거쳐 헤지펀드에서 5~6년간 기업분석을 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그는 비상장투자회사인 HSL파트너스를 창업했다. HSL파트너스는 시리즈A와 같은 초기 투자를 진행하는 회사로 창업 후 지금까지 3~4건의 투자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책 '바로 써먹는 최강의 반도체 투자'를 출간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경제의 선행지표가 메모리 반도체이기 때문에 국내 경제가 나아지려면 반도체 산업부터 반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보기에 대한민국 시장은 반도체"라며 "우리나라 경제의 4분의 1정도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투자를 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반도체를 알면 전방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산업 트렌드나 경제 흐름을 보는데 있어 반도체만큼 유용한 지표가 없다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 IMF 때 일부 사람들이 투자 기회를 잡았던 것처럼 현재 반도체라는 영역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다보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지금이 자산을 모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2~3년을 돌이켜보면 시스템 반도체쪽은 업황이 좋았지만, 메모리 반도체가 시세와 업황이 모두 좋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모바일 수요처가 본격화되는 스마트폰 사이클(2013년), 서버와 클라우드 사이클이 일었던 2016년의 경우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모두 좋았다"면서 "최근에는 시스템 반도체는 좋고 메모리 반도체는 좋지 않은 이상한 사이클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초고도 AI 수요 훈풍에 반도체 수요↑

그러면서 "향후 벌어질 사이클에서는 자율주행차와 챗GPT와 같은 초고도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올라오면서 충분히 좋은 사이클이 일어날 것"이라고 봤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는 크게 △스마트폰 △PC △TV 등 나머지로 나뉜다. 스마트폰은 이 중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가장 큰 시장인데 최근 3~4년동안 스마트폰 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서버 수요가 스마트폰을 넘어섰다.

현재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자동차쪽 수요가 1~2% 밖에 되지 않지만 2025년이 되면 레벨3 자율주행차가 본격화되면 자동차쪽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그는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6~7년 전만해도 비웃었는데 지금은 바퀴달린 미니서버가 될 것이라는 게 정설"이라며 "업황이 좋으면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1억대 정도 되는데 자동차 한 대당 15GB 디램만 채택한다고 해도 스마트폰 시장이 하나 새로 생기는 수요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5년에 레벨3 자율주행차 침투율이 10%가 된다고 가정하면 반도체는 1~2% 수급만 움직여도 가격은 30%까지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챗GPT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배경에는 챗GPT와 같은 서버를 구현하려면 슈퍼 AI 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공급을 줄인 상황에서 수요가 조금만 튀어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그럼 그것이 슈퍼사이클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만 분석해도 IT 전반 흐름 알 수 있어"

이 대표는 투자자의 성향마다 주목해야 할 반도체주가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는 "바닥에서 잘 베팅하는 강심장이라고 한다면 메모리 반도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것을 추구한다면 시스템 반도체가 낫다"며 "바닥에서 잡으면 메모리 반도체가 수익률을 가장 길게 챙길 수 있지만 최근 반도체 트렌드가 주문형 반도체로 바뀌면서 시계열을 길게 보면 시스템 반도체의 수익률이 메모리 반도체보다 훨씬 좋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반도체 후공정이 중요한 영역이 아니었으나 최근에는 그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에 적합한 반도체 구조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후공정 고도화가 필수적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후공정 투자가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장비를 납품하는 회사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한미반도체가 후공정 장비쪽에 고급 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오테크닉스라는 레이저 장비 회사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과거에는 반도체 구조가 단순하기에 검사도 단순했지만 복잡한 검사를 할 수 있는 원자 현미경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업인 인텍플러스, 파크시스템스 등도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 전체를 다 알고 투자한다고 하면 다소 어렵지만 나 자신과 관련돼 있거나 관심있는 업종을 시작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 매크로, 사이클을 모두 알면 좋을 것 같지만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회사 1~2개를 골라 경쟁사, 전방시장, 후방산업을 보고 확대하는 것이 좋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큰 업체를 중심으로 제대로 분석해도 대한민국 IT 산업 전체를 다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만 제대로 분석해도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시스템 반도체, 설계, 공정 등 사업영역이 다양하고 경쟁사까지 영역을 확대하면 국내 IT 산업 생태계 전반과 관련 비즈니스 산업을 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다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