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사진=KB자산운용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사진=KB자산운용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가 2일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불황을 넘어 희망을 사는 2023년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는 불황기이지만 주식시장의 선행성을 감안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것이다.

2000년 이후로 국내 주식시장은 카드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크고 작은 위기들을 겪어왔지만 연초 대비 2년 연속 종합 주가지수가 하락한 적은 없다. 리먼사태로 하락폭(-40.73%)이 가장 컸던 2008년에도 이듬해 50% 가까운 강한 반등으로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는 작년 한국의 GDP성장률이 2.5%로 양호했음에도 주식시장이 25% 밀린 만큼, 올해 불황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해외 시장에서는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그 중에서도 시진핑 3기가 시작되고 본격적인 리오프닝(경기 재개)을 앞두고 있는 중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강조한 핵심 방향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데이터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사업 강화다. KB운용은 상반기 중 개인고객에게 선뵐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와 기관특화 솔루션 제공을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둘째, 유가증권·대체부문 운용수익률 제고를 통한 외형성장이다. 작년 주력했던 상장지수펀드(ETF)와 TDF 시장에서 상위사와 격차를 더 줄이고, 글로벌운용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투자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예정이다.

셋째, 디지털마케팅과 고객 중심의 애자일(Agile)조직 기반 구축이다. 이 대표는 "유투브 등 다양한 투자정보 채널을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이 현저히 줄어든 만큼, 스마트한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춘 조직을 구성하고 디지털마케팅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전문성을 키우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넷째, 변동성 확대에 따른 전사적 대응체계 강화다. 금융시장을 둘러싼 리스크가 커진 시장과 법률, 신용, 운영 영역에서 체계적인 리스크분석을 통해 시장에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KB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규모는 작년 기준 128조원을 웃돈다. 특히 대체투자부문은 연간 70%가 넘는 성과를 거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