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부 소규모 바이오 기업에서 소액주주와 경영진 사이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아이큐어 소액주주들은 무리한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주장하며 회사 경영진 교체 운동을 준비 중이다. 파나진 소액주주들은 회사 대표의 기술 유출이 의심된다는 이유를 들어 지분을 확보하고 경영권 분쟁에 나섰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 아이큐어는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2785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1차 발행가액(3270원) 및 계획된 발행가액(6490원)을 훨씬 밑도는 수치다. 당초 아이큐어는 유상증자 발행가액 6490원으로 8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CB 상환금액 및 시설·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상증자결정을 공시한 후 주가가 60%가량 떨어지면서 유상증자 규모(343억원)가 CB상환금액(477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게 됐다.

아이큐어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팽배한 상황이다. 회사가 무리하게 CB를 발행하고 이를 유상증자로 메우려 시도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박세호 아이큐어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회사가 CB 상환을 위해 시가총액보다 큰 자금을 유상증자로 조달하려 했다”며 “내년 주주총회 때 경영진을 교체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뜻에 동참하는 소액주주들을 모집 중”이라 말했다.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로 등극해 본격적으로 회사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파나진 소액주주들은 김성기 대표가 기술을 유출했다고 주장하며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조만호씨를 비롯한 18명 소액주주는 14.93%의 지분을 확보했다. 김 대표 지분(12.72%)을 뛰어넘었다. 조씨를 포함한 소액주주연대는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감사 및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다루기 위해서다.

금리 인상기 속 소규모 바이오기업들의 기업사정이 악화하고 주가도 급락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년전 1만9460원이었던 아이큐어 주가는 이날 3630원으로 떨어졌다. 파나진 주가는 이날 경영권 분쟁 소식에 26% 급등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고점(6330원) 대비 약 27% 낮은 상황이다.

한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주가가 지난해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바이오기업들이 많아지자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