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펀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이란 기대와 함께 달러 강세 기조가 꺾이면서다. 경기 침체 우려마저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투자하는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 강세 꺾이자 오른 금

킹달러 꺾이자 金펀드 날았다…수익률 高高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개 국내 금펀드 상품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8.04%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4.17% 오른 것을 고려하면 시장수익률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금펀드 중 ‘IBK골드마이닝’이 16.12%로 1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하이월드골드’(13.63%), ‘ACE골드선물레버리지’(12.51%), ‘신한골드’(11.97%), ‘TIGER금은선물’(6.82%) 등도 짭짤한 수익률을 보였다. IBK골드마이닝, 하이월드골드는 글로벌 금광업체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ACE골드선물레버리지는 국제 금 선물 지수인 ‘S&P GSCI 골드초과수익지수’의 변동률을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달러 강세가 꺾이고 국제 금 가격이 오르면서 금펀드 수익률도 함께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2023년 2월물 기준) 가격은 11월 1일 온스당 1649.7달러에서 지난 1일 1815.2달러로 10% 올랐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은 올해 경기 둔화와 증시 약세에도 가격이 줄곧 하락했다. 유례없는 달러 강세가 꺾이면서 금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금 가격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UBS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초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인하로 돌아선다면 내년 금 가격이 연간 13%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로 신흥국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와 자국 통화가치 불안으로 금을 대규모로 매입한 것도 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며 “내년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 뛰니 은·구리도

금 가격이 상승하면서 같은 귀금속 자산인 은 가격도 함께 뛰고 있다. COMEX 은 선물(2023년 3월물 기준) 가격은 지난달 1일 온스당 19.6달러에서 최근 22.8달러로 올랐다. 국내에서 은 선물에 투자하는 유일한 ETF인 ‘KODEX은선물’은 최근 1개월간 13.06%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귀금속 자산은 아니지만 구리에 투자하는 ‘KODEX구리선물’ 역시 최근 1개월간 10.58%의 수익률을 냈다. 내년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구리가격이 상승하면서 관련 ETF 수익률도 올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현재 상승세가 금리 하락 기대감에 따른 단기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있어 내년 금리 인상 속도를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오 연구원은 “Fed의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물가 변동 등 변수를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