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위소득 넘는 '잘사는 노인' 기초연금서 단계적으로 배제
차등지급 추진…기초생보 대상자는 두텁게 지원
李 "고소득도 34만원 받는게 맞나"
李 "고소득도 34만원 받는게 맞나"
◇ “하후상박 원칙 구현”
24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올해 기초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인은 778만8000명에 달한다. 고령자가 급격히 늘어나 2014년 제도 도입 당시 435만3000명에 불과하던 기초연금 수급자가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소요 예산(국비 기준)도 5조2000억원에서 올해 23조1000억원으로 네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올해 기초연금 지급액은 34만9700원이고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내년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그외 수급자는 수준에 따라 지급액을 늘리고 줄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올해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은 87만 명으로 기초연금 수급자 778만8000명의 11%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 재정을 감안하면서도 ‘하후상박’ 원칙을 구현하려면 차등 지급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구체적 지급액은 협의를 거쳐 추후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위소득 ‘캡’ 씌워 수급자 줄인다
기초연금 수급 상한선을 ‘기준 중위소득 100%’로 설정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하위 70%’ 기준이 사실상 중위소득 100%(전체 가구 소득의 중간값)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한 만큼, 상한선을 둬 시간이 지날수록 이를 초과하는 고소득 노인은 자연스럽게 수급 대상에서 빠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올해 기준 중위소득이 256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247만원)은 전체 가구 소득 중간값의 96.3% 수준에 이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8년에는 이 기준액이 중위소득 1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별도 조치 없이 선정 기준액이 중위소득의 120%, 130%까지 상승하면 전체 가구 중간값보다 소득이 높은 노인에게도 수십만원의 연금이 지급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중위소득을 상한선으로 정하면 지금 당장 ‘하위 70%’ 틀을 건드리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중위소득을 초과하는 노인은 자연스럽게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 관계자는 “5년 뒤에는 전체 노인의 65%, 10년 뒤에는 60%, 30년 뒤에는 50% 식으로 수급자가 자연스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KDI는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2050년 기초연금 재정지출이 현행 46조원보다 5조원가량 줄어든 41조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도 개편 검토
이외 각종 공제로 느슨해진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을 손보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현재는 65세 이상 노인의 근로소득에서 116만원을 뺀 값에 70%를 곱하고 재산에 각종 공제를 적용해 ‘월 소득인정액’을 정한다. 이 액수가 단독가구 기준 247만원을 밑돌면 기초연금을 받는다.예컨대 혼자 사는 65세 이상 노인 A씨에게 다른 재산과 소득은 하나도 없고 오직 상시 근로소득만 있다고 가정하면 A씨는 월 468만원을 꾸준히 벌더라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기초연금 소득인정액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소득인정액을 연계해 개편하는 방안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근로능력 유무를 기준으로 수급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기초연금보다 요건이 엄격하다. 다만 제도별 도입 취지와 정책 목표가 다른 만큼 기준액을 일률적으로 맞추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정민/김익환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