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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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섬 제주의 다른 이름은 '탄소없는 섬'이다. 제주도는 '2030년 탄소 없는 섬'(CFI)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활성화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제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18.3%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런 지자체의 노력과 더불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겨냥하는 제주 기반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 솔루션을 제공하는 나눔에너지가 그 주인공이다. 나눔에너지는 지난 17일 열린 한경 긱스 쇼업에서 배달 로봇 스타트업 모빈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하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긱스쇼업 수상...자신감

지난 17일 제주시 오등동 피커스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의 오픈 이노베이션 스타트업 데모데이 ‘긱스 쇼업’ IR경진대회에서 공동2위를 수상한 양지혁 나눔에너지 대표가 인터뷰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지난 17일 제주시 오등동 피커스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의 오픈 이노베이션 스타트업 데모데이 ‘긱스 쇼업’ IR경진대회에서 공동2위를 수상한 양지혁 나눔에너지 대표가 인터뷰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양지혁 나눔에너지 대표(사진)는 제주 태생 창업자로 지난 17년간 태양광 사업에 몸담아왔다. 그는 한경 긱스(Geeks)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려고 하는데 이번 수상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며 "우리 사업 아이템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 가능성이 높아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나눔에너지의 사업 발표자료.
나눔에너지의 사업 발표자료.
2016년 설립된 나눔에너지는 제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태양광 강소기업이다. 인공지능(AI) 제어를 통해 태양광 모듈의 출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옵티마이저'를 개발했다. 이는 태양광 에너지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화재 발생 시 안정성을 확보하고 유지 보수하는 하드웨어다. 이와 함께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하는 써니매직·써니로직 플랫폼 등을 운영한다.

양 대표가 태양광 에너지와 인연을 맺게 된 건 대학교 3학년 때다.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한 그는 태양에너지 건축 공모전에 나가면서 태양광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당시 태양광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는데 전기를 건물 안에서 생산할 수 있겠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태양광 전문 기업에 입사했고,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태양광 엔지니어로 6년간 일했다. 그러던 중 2016년 고향인 제주에서 나눔에너지를 창업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스마트빌딩 입주사인 나눔에너지는 지난 6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성장공유형 자금 1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투자 유치, 인력 수급 어려워"

지역 기반 스타트업인 만큼 민간 벤처캐피털(VC) 투자 유치에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회사는 초기에는 정부 기관의 저금리 대출과 정부 지원사업 등을 활용하며 성장했다. 이와 함께 태양광패널 설치 공사를 하며 자체 매출을 만들어갔다.
지난 17일 제주시 오등동 피커스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의 오픈 이노베이션 스타트업 데모데이 ‘긱스 쇼업’ IR경진대회에서  양지혁 나눔에너지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김범준기자
지난 17일 제주시 오등동 피커스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의 오픈 이노베이션 스타트업 데모데이 ‘긱스 쇼업’ IR경진대회에서 양지혁 나눔에너지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김범준기자
인력 수급도 난관이었다. 양 대표는 "도내 제조업 인력 비율이 대략 5% 미만으로 기술 인력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대신 다양한 외국인 인력을 채용했다. 현재 전체 29명의 직원 중 3분의 1인이 일본, 몽골 베트남 등 외국인이라고 한다. 그는 "외국인들에게 제주도는 관광지인 동시에 매력적인 도시"라며 "다른 지방에 비해 인지도가 있어 외국인 직원 채용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기회가 많고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타지에 비해 경쟁사들이 많지 않아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서 두각을 보일 수 있다는 것.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서울에 비해 풍성한 문화나 인프라 혜택은 적지만 '캄다운'된 분위기가 강점"이라며 "과학자, 연구자들은 아무래도 그런 분위기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기술기업에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에너지 인재 양성... CVC와 시너지 기대

회사는 앞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과 베트남, 홍콩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제주도 300가구, 미국 캘리포니아 1200가구 등 회사가 시공한 주택용 태양광은 2125개소에 이른다. 태양광 발전소 189개소 건립에도 나눔의 기술이 들어갔다.
"건축공학하다 태양광 매력에"…17년간 한우물 판 제주男 [긱스]
태양광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에너지 플래너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태양광 유지보수 플랫폼 '오토몬'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모아주는 가상발전소(VPP) 플랫폼도 준비 중이다.

나눔에너지의 또 다른 목표는 글로벌 에너지 인재 양성이다. 이를 위해 미국 협력사에 직원 5명을 파견했다. "한국 청년들에게 태양광 기술을 보급하고 교육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시키겠다"는 취지다.

"저희는 압도적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업의 전략적 투자(SI)나 협력 등을 적극 유치하며 사업을 크게 확장해나갈 계획입니다. "

양 대표는 회사의 중장기적 목표를 이렇게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