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 (월트 디즈니) 월트 디즈니(1901~1966)의 말처럼 애니메이션의 미덕은 무궁무진한 표현력이 아닐까. 내용과 표현 방식에서 애니메이션 만이 지닌 특유의 자유로움은 국경과 시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자아낸다. 최근 독보적인 상상력과 표현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감독이 있다. 칸 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으로 초청되고 '애니메이션계의 칸 영화제'로 불리는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4관왕을 차지한 '플로우'(2024)의 감독 긴츠 질발로디스(30)다. 지난 4일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상영된 플로우는 혼자있는 걸 좋아하는 '개인주의자' 고양이가 거대한 홍수로 집을 잃고 다른 동물들과 함께 연대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한국을 찾은 질발로디스는 "모든 작업을 혼자서 하다가 처음으로 팀과 작업하면서 겪은 경험을 고양이의 모습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질발로디스 감독은 그의 첫 장편 '어웨이'(2019)에서 모든 작업을 혼자 완성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상상하는 것을 즐겼다. 처음에는 넘치는 상상력을 영화로 담고자 했지만, 영화보다 상상과 표현의 범위가 훨씬 넓은 애니메이션에 끌리게 됐다고. 그는 "실사 영화를 만들려고 해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와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 사이에서 한계를 느꼈다"며 "애니메이션에 집중하기로 한 이유"라고 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모든 설정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구체화할 수 있었어요. 이를테면 '플로우'에는 물이 많이 등장하고
해방 이후 나라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1948년, 테너 이인선이 기획한 오페라 '춘희'가 국내 초연되며 한국 오페라의 역사가 시작됐다. 80년의 세월을 거치며 서양에서 온 오페라는 한국에서도 자연스러운 공연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다. 척박했던 시기, 어떻게 오페라가 한국에 자리잡게 됐을까.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이 한국 오페라의 첫 걸음을 돌아보는 전시 '한국 오페라 첫 15년의 궤적 1948~1962'를 연다. 이달 10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1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22년 설립한 오페라역사박물관은 한국 오페라 자료를 발굴하고 수집해 1000여 점의 자료를 확보했다. 추진위는 전국에 흩어진 음악가의 후손과 관계자 등을 통해 오페라 역사에 의미 있는 자료들을 기증받아 확보해왔다. 이번 전시에선 선보이는 작품은 초기 15년 시기의 자료 47점이다. 오페라역사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한국 오페라 역사를 시기별로 조명하는 전시를 이어간다. 박수길 공동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1950년대 자료는 상당 부분 소실돼 구하지는 못했지만, 꽤 많은 자료를 기증받거나 구입했다"면서 "이번 전시를 계기로 더 많은 자료가 모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1968년 오페라 '사랑의 묘약'으로 데뷔한 한국을 대표하는 테너다. 국립오페라단 단장과 한양대 음악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한국 최초의 오페라 '춘희'(라 트리비아타) 프로그램 북이다. 1948년 국내 초연된 한국 최초의 베르디 오페라 춘희는 당시 조선오페라협회가 무대에 올렸으며 한국인 주도로 열린 최초의 오페
지난 4일 밤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엔딩 크레딧이 오르자 4200여 명의 관객이 뜨겁게 환호했다. 이날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 시네마 부분으로 상영된 애니메이션 '플로우'(2024)는 '말하지 말고, 보여줘라'(Show, Don’t tell)라는 격언을 실감하게 만든 작품이다. 영화는 마치 무언가(無言歌)처럼 시각과 사운드만으로 85분을 채운다.이 작품은 라트비아의 떠오르는 애니메이션 감독 긴츠 질발로디스(30)의 두 번째 장편으로 올해 5월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으로 처음 공개됐다. '애니메이션계의 칸'으로 불리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상, 음악상 등 4개의 상을 휩쓸어 화제가 됐다.영화 배경은 종말이 가까워진 세상. 폐허가 된 원형 극장, 방치된 조각상…. 인간은 흔적만 보일 뿐 등장하지 않으며 동물들만 세상에 남아 살아간다. 그러던 중 거대한 홍수로 강이 넘치면서 온 세상이 순식간에 물에 잠긴다. 혼자 살던 회색 고양이는 집을 잃고 다른 동물들과 조각배를 타고 생활하게 된다. 평생 개인주의자로 살던 고양이가 자연재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단체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영화는 동물들을 의인화하지 않는다. 최대한 동물 그 자체로 보이게끔 한다. 고양이를 비롯해 리트리버, 여우원숭이, 카피바라, 뱀잡이수리 등 여러 동물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말하지 않고 '야옹' '멍멍' 같은 울음소리만 낸다. 대신 눈동자의 크기, 표정 근육, 동작 등 비언어적 소통법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영화는 이런 그 동물만이 지닌 고유의 비언어적 표현을 최대한 우아하고 정교하게 담아낸다.한배를 탄 이종(異種)의 동물들은 각자 뚜렷한 개성
올리비아 허시를 불멸의 줄리엣으로 각인시킨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은 ‘셰익스피어의 부활’이라고 불릴 만큼 성공적이었다. 당시 연출가는 프랑코 제피렐리(1923~2019)였다. 그는 이외에도 ‘말괄량이 길들이기’ ‘무솔리니와 차 한 잔’ ‘제인 에어’ 등 명작을 연출했다.제피렐리의 천부적 재능은 영화를 넘어 오페라 연출에서 더욱 빛났다. 120편 넘는 오페라를 맡아 정교하고 섬세한 연출로 오페라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철저한 고증을 거쳐 사실감을 구현하고 웅장한 규모를 더해 관객들을 매혹했다. 그의 무대 세트와 의상은 오페라 무대 바이블로 꼽힌다.피렌체 시골에서 순탄치 않은 유년기를 보냈다. 불륜으로 태어난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는 여섯 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영국 외국인 공동체의 후원으로 자랐다.피렌체 대학에서 미술과 건축을 공부하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이탈리아 레지스탕스로 투쟁했다. 이후 연극에 매료돼 피렌체 극장에서 무대 디자인을 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그러다 거장 루키노 비스콘티(1906~1976)를 만나 삶에 큰 영향을 받았다. 비스콘티의 작품에 참여해 연출 스타일을 흡수하고 연극과 오페라에서 영화로 영역을 넓혔다. 제피렐리 작품은 고전의 풍미를 살리면서 동시대 대중에게 소구했다.최다은 기자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10월, 주요 대작 오페라가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서거 100주년을 맞은 푸치니부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국내 초연작과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바그너의 오페라까지. 다채로운 장르와 형식의 오페라들이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이탈리아 ‘투란도트’, 잠실서 본다올해 서거 100주년을 맞은 푸치니의 음악은 마치 영화음악처럼 극 중 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게 따라간다. 서정적이고 선율적인 푸치니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은 작품 중 하나가 그의 유작 ‘투란도트’다. 푸치니가 직접 마침표를 찍지 못했기에 그의 3대 오페라(라보엠·토스카·나비부인)에 들진 못했지만 ‘아무도 잠들지 말라’ 같은 오페라계 최고의 명곡을 남긴 걸작이다.10월에는 야외 오페라로 투란도트를 만나볼 수 있다. 10월 12~19일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KSPO돔)에서 열리는 솔오페라단의 ‘아레나 디 베로나-투란도트’에서다.공연기획사 솔오페라단은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이번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준비했다. 총 여덟 번 공연에 성악가, 무용수, 스태프 등 1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투입됐으며 오페라 연출계의 거장 프랑코 제피렐리(1923~2019)의 버전을 그대로 살렸다. 웅장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지닌 제피렐리가 생전 연출했던 무대, 의상, 조명, 세트 등을 원본 그대로 볼 수 있다. 45년 만의 ‘탄호이저’국립오페라단은 10월 17~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바그너의 ‘탄호이저’를 공연한다. 탄호이저는 1979년 중앙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이후 전막 오페라로는 45년 만이다. 당시 무대는 한국어 번안 버전이었던 만큼 이
"제가 요리계에서 '극'사파(邪派)에 속하다보니 종종 돌도 맞고 혹평도 받거든요.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 방송을 통해 새로운 자극도 얻고, 내 길이 맞다는 확신을 얻게 됐습니다."(최현석 쵸이닷 셰프)세계적인 화제몰이를 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흑백요리사)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흑백요리사 김학민·김은지 PD와 후반부까지 살아남은 여덟 명의 요리사들이 7일 기자간담회에서 출연 계기와 촬영 후기를 털어놨다. 이들은 "방송으로 어려운 외식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게 된 것 같아 보람차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기준의 안성재…내 길에 오히려 '확신'이날 최현석 셰프는 심사를 맡은 안성재 모수 셰프와의 관계를 언급했다. 두 사람은 방송에서 음식 철학을 두고 엇갈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왔다. 안 셰프가 '미슐랭 3스타'에 걸맞게 완벽한 요리를 추구하는 '정파'(正派)라면 최 셰프는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내는 사파(邪派)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최현석은 "나와 결이 정말 다른 안 셰프를 보면서 반감이 있었다. 하지만 안 셰프가 심사위원이니 그의 관점에서 보는 게 맞다"며 "실제로는 (안성재와) 사이가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미슐랭 3스타는 퍼펙트 해야 합니다. 그래서 메뉴가 자주 안 바뀌어요. (새로운 걸 하면) 완벽한 맛에 리스크가 생기니까요. 무릎이 깨지고 머리가 터져도 새로운 걸 계속하는 저와 다르죠. 제가 심사위원이었으면 안 셰프 요리에 대해 '창의력이 부족하다'고 했을걸요(웃음)."정지선 티엔미미 오너 셰프는 방송 이후 외식업이
숏폼 콘텐츠는 현 시대를 그대로 반영한다. 어떤 장르보다 빠르고 쉽고 가볍다. 이와 가장 대척점에 '종합예술의 꽃' 오페라가 있다. 어떤 예술 장르보다 방대한 오페라는 어떤 장르보다 느리고 묵직하다. 공연장에 몇시간 동안 꼼짝 없이 앉아있어야 하며, 대부분의 각본도 오래된 이야기다.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보기엔 분명 장벽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오페라코르토'(짧은 오페라) 같은 새 형식이 나오기도 한다. 이토록 지독한 가벼움의 시대, 역설적이게도 오페라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간편한 세상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수백명의 음악가들과 그보다 많은 스태프들이 하나의 라이브 무대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 감동한다. 수십~수백년째 내려오는 이야기는 (약간의 개정을 거쳐) 고전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10월에도 국내 곳곳에서 오페라 대작들이 쏟아진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푸치니의 작품부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국내 초연작과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바그너의 작품까지…. 가을 시즌 주요 오페라 대작들을 <아르떼>가 정리했다. 로마 원형극장 오페라, 서울서 본다올해 세계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푸치니의 오페라. 10~12월 푸치니의 작품은 최소 3번 이상 예정돼 있다. 푸치니의 음악은 오늘날의 영화 음악과 비슷하다. 극중 인물의 감정을 매우 세밀하게 따라가는 서정적이고 선율적인 음악이 특징이다. 이런 푸치니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은 작품 중 하나가 그의 유작 '투란도트'다. 푸치니가 미처 완성하지 못했기에 그의 3대 오페라(라보엠·토스카·나비부인)에 들지는 못했지만 동양의
"선균아 그곳에서는 편안함에 이르렀니…난 널 너무 잘 알기에 널 믿는다." (배우 박호산)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감독과 배우들이 故 이선균을 추억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스페셜 토크: 고 이선균을 기억하며'에서다. 이날 자리에는 나의 아저씨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과 극 중 이선균과 삼 형제로 나온 배우 박호산, 송새벽이 참여했다. 김 감독은 "이선균에 대한 추모는 이제 시작"이라며 "그 시작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큰 행사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운을 뗐다.총 16부작 드라마인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어른과 힘들게 살아온 한 여성이 서로 의지하고 위로받는 내용이다. 이선균이 맡은 박동훈은 세상의 풍파에도 인간성과 도리를 잃지 않는 어른의 모습을 그려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김 감독은 드라마 '태릉선수촌'(2005)을 보고 이선균을 캐스팅했다. 이 작품에서 이선균은 연인을 후배에게 뺏기는 인물을 맡았다."많은 사람이 그를 '버럭'하는 멋진 역할로 기억하지만, 그는 단막 드라마 감독들의 페르소나 같은 배우였어요. 단막에는 서민, 루저 인물이 많거든요. 특유의 맥 없는 모습, 비염기 심한 목소리, 외모도 훈남이긴 한데 어쩐지 후줄근하고…. 그의 그런 모습이 제게 들어왔어요"그는 "이전까지는 겉으로 표출하는 역할을 하다가 박동훈 역할을 맡으니까 처음에는 (이선균이) 많이 답답해 하고, 힘들어 했다"며 "자기가 이해가 안되면 거짓으로 꾸며내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우 박
"K콘텐츠 산업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저 같은 해외 제작자들도 한국과 협력해 더욱 성공적인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영화 '엘비스'(2022) 제작자 스카일러 와이스) 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한창인 지난 3일 저녁 해운대의 한 호텔. 이곳에 K콘텐츠 산업에 관심있는 전세계 영화·방송 산업 관계자들이 모였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회원사로 있는 비영리단체 MPA(미국영화협회)는 이날 국내외 전문가들과 K콘텐츠 산업의 성공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MPA는 미국의 영화 스튜디오들로 구성된 단체로 월트 디즈니, 콜럼비아,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워너브라더스, 넷플릭스가 회원사로 있다. 최근에는 아마존이 합류했다. MPA는 이날 '성공의 비밀: K-파워'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벨린다 루이 MPA 아시아 태평양 대표는 "K콘텐츠 산업의 성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투자 촉진, 세계적 수준의 제작 지원, 인재 및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MPA가 위탁한 프론티어 이코노믹스의 연구 결과가 이런 논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콘텐츠 부문 수출은 124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한다. 이중 영화 및 방송에서 7억 6000만 달러(약 9810억 원)의 수출이 발생했다. OTT에서도 한국 콘텐츠에 대한 소구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글로벌 가입자의 60%가 최소 하나
“14년 전 신인 배우로 이곳에 왔었는데, 이제는 심사위원이라는 중책을 맡았네요.”(저우둥위)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2010)로 부산영화제에 참가했던 중국 배우 저우둥위가 이번에는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았다. 4일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저우둥위는 “배우로서의 성장을 지켜봐 준 부산영화제에서 심사를 하게 돼 소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장이머우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는 저우둥위의 영화 데뷔작이다. 뉴커런츠는 아시아 영화계 신예 감독의 장편 데뷔작 혹은 두 번째 장편을 선보이는 부산영화제의 대표 경쟁 부문이다.기자회견에는 저우둥위를 포함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모하메드 라술로프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의 이명세 감독과 인도 배우 카니 쿠스루티, 바냐 칼루제르치치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뉴커런츠 심사를 맡은 다섯 명(사진)이 자리했다.라술로프 감독은 “신인 감독들의 새로운 시각을 보고, 영화는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결과물인 만큼 어떻게 그룹으로 작업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그는 이란이 배출한 세계적인 영화 거장이다. 그가 연출한 ‘사탄은 없다’(2020)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았다. 이란에서는 정부 검열로 그의 작품이 모두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는 독일로 이주해 활동 중이다.유일한 한국인 심사위원인 이 감독은 “한국 영화가 위기라고 하는데 그럴수록 더 영화 같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14년 전 신인 배우로 이곳에 왔었는데, 이제는 심사위원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네요"(중국 배우 주동우)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2010)로 부산영화제를 찾았던 중국 배우 주동우가 이번에는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았다. 4일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 참여한 주동우는 "배우로서의 성장을 지켜봐 준 부산영화제에서 심사를 맡게 돼 소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장이머우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는 주동우의 영화 데뷔작이다. 뉴 커런츠 부문은 아시아 영화계의 신예 감독들의 장편 데뷔작 혹은 두번째 장편을 선보이는 부산영화제의 대표 경쟁 부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배우 주동우를 비롯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모하메드 라술로프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의 이명세 감독과 인도의 배우 카니 쿠스루티, 바냐 칼루제르치치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뉴 커런츠 심사를 맡은 5명이 자리했다.심사위원장을 맡은 모하메드 라술로프는 "신인 감독들의 새로운 시각을 보고, 영화라는 것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하는 결과물인 만큼 어떻게 그룹으로 작업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라술로프 감독은 이란이 배출한 세계적인 영화 거장이다. 그가 연출한 '사탄은 없다'(2020)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란에서는 정부의 검열로 모두 상영 금지 처분을 받은 상황이다. 그는 현재 독일로 이주해 활동 중이다. 신작 '신성한 나무의 씨앗'(2024)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타인. 어쩌면 현대인의 일상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다. 사회라는 울타리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는 종종 남을 쉽게 증오하고 원망한다. 나랑 비슷한 줄 알았던 그 사람이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 보일 때, 호의를 거절하고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 때…. 사람들은 쉽게 분노한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서스펜스 스릴러 ‘클라우드’는 이 같은 일상의 사소한 원망과 증오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지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구로사와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받은 일본 감독으로 3일 부산을 찾았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영화 ‘큐어’(1997)로 유명하다. 주인공 요시이(스다 마사키)는 온라인에서 '라텔'이라는 리셀러로 돈을 번다. 대량 구매한 물건을 비싸게 되팔아 이윤을 보는 그에게 물건의 품질이나 짝퉁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의 목적은 그저 돈을 버는 것. 그래야 일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에 과하게 몰입해 있는 그는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다. 그는 매순간 물건 가격을 살피고 이익이 날 때 파는 것에 신경이 쏠려있다. 나름대로 힘겹게 먹고 사는 것이다. 요시이의 무심함은 피해자를 양산했고,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온라인에 모여 요시이를 비방한다. 이들의 분노는 온라인이라는 환경과 '익명의 다수'라는 설정을 통해 극도로 증폭된다. 급기야 그를 죽이겠다는 단체가 결성된다. 외진 곳으로 사업지를 옮긴 요시이는 점차 그의 일상에 크고 작은 위협을 느끼게 된다.'요시이를 죽이려는 단체'의 면면을 보면 매우 허술하다. 요시이와 일면식이 없는 사람도 있으며, 요시이를 알던 사람도
"'장원 급제'를 대사로 말할 때가 있었는데요, 박찬욱 감독께서 '장'이 장음이라며 디테일한 조언을 해주시더군요. 이를 계기로 대사에 있는 모든 장단음을 체크했어요." (배우 강동원)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전, 란'에 주연을 맡은 배우 강동원은 2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촬영 일화를 전했다.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전,란은 임진왜란 시대를 배경으로한 신분 갈등 이야기다.영화는 혼탁한 전란 속에서 양반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몸종 천영(강동원)의 오해와 갈등을 다룬다. 배부른 양반과 굶주린 노비, 백성을 버리고 도망치는 왕의 측근과 맞서 싸우는 의병 등 임진왜란이라는 같은 시대에 캐릭터 마다 서로 다른 시선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심야의 FM'(2010),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2014) 등을 연출한 김 감독은 박 감독으로부터 '전, 란'의 연출을 맡으라는 제안을 받고 10년 만에 연출에 도전했다. 김 감독은 "이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시대에 대한 관점을 다 다르게 가지고 있다"며 "그런 것들이 잘 표현돼 있어서 잘 담아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영화 연출로 입봉하기 전 '공동경비구역 JSA'(2000)에서 미술 감독을 맡으며 박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김 감독은 "박 감독은 제게 스승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촬영을 마친 뒤) 제가 관성적으로 편집한 것을 박 감독님이 뜯어보시고는 '잘 찍어놓고 편집은 왜 이렇게
학교 폭력으로 막내아들을 잃었지만, 그 아들이 다녔던 학교가 도산 위기에 처하자 학교 재단을 인수한 이대봉 참빛그룹 회장(서울예술학원 이사장)이 지난 1일 별세했다. 향년 83세.1941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1975년 동아항공화물을 설립한 뒤 참빛가스산업 등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베트남에 진출해 그랜드플라자하노이호텔, 하노이 피닉스 골프리조트를 운영해왔다. 도시가스 회사, 골프장, 호텔 등 14개 기업을 일궜다.그는 사업가보다 예술 교육 지원자로 널리 알려졌다. 장학회를 설립해 36년간 형편이 어려운 인재를 지원했고, 2010년 사재 200억원을 털어 도산 위기에 놓인 서울예고와 예원학교를 인수해 학교법인 서울예술학원의 이사장이 됐다. 작년 5월엔 서울예고 개교 70주년을 맞아 서울 평창동 교내에 서울아트센터를 설립했다.사업에 매진하던 그가 이처럼 장학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사연은 극적이다. 1987년 서울예고 성악과에 다니던 막내아들이 학교 폭력으로 사망한 것. 하지만 그는 학교를 미워하기는커녕 자식이 다니던 서울예고를 인수한 데 이어 LG아트센터 못지않은 최신식 공연장도 선물했다. 대한민국 예술교육의 요람이 사라져선 안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서울대 입학생이 가장 많은 고교인 서울예고가 사라지면 아들이 꿈꾸던 ‘세계 무대를 누비는 대한민국 예술인’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이 회장은 생전 “내 아들의 꿈이 자라던 학교여서 그냥 문 닫게 놔둘 수가 없었다”고 했다.유족은 배우자 윤봉자 씨와 아들 이대만 참빛그룹 부회장, 며느리 강정애 디지솔루션 사장, 주소영 서울예술학원 사무
미래의 로봇은 모성애 같은 고차원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슈렉' '쿵푸팬더' 등 명작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드림웍스가 30주년 기념으로 선보인 신작 '와일드 로봇'은 이러한 의문에 대해 유토피아적인 그림을 제시한다. 로봇도 사람이나 동물처럼 모성애를 가질 수 있으며, 누군가와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모성애·휴머니즘 담은 드림웍스 첫 로봇 작품 이야기 구조는 직관적이고 심플하다. 우연한 사고로 거대한 숲에 표류하게 된 인공지능(AI) 로봇 '로즈', 그는 주변 야생동물을 모방하고 언어를 습득하며 다가간다. 로즈는 몇 분이면 이들의 동작과 언어를 분석해 모방할 만큼 고지능 로봇이다. 그러던 중 로즈는 가족을 잃은 새끼 갈매기 '브라이트빌'의 보호자가 된다. 그의 첫 임무는 브라이트빌을 키워 날 수 있게 하는 것. 그에게 임무는 "무조건 완수해야만 하는 것"으로 프로그램 돼 있다. 브라이트빌은 선천적으로 몸집이 작아 비행이 어렵고, 기러기 무리에도 끼지 못한다. 이런 브라이트빌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로즈는 새롭고 복잡한 감정들과 마주하게 된다. 의기소침해진 아이를 위로하고, 때로는 강인하게 만들어야 하고, 친구들의 무시로부터 아이의 마음을 지켜야 한다. 이런 복잡한 감정 데이터가 쌓여가면서 로즈는 일종의 모성애를 갖게 된다. 그렇게 이방인 로즈와 몸집이 작은 브라이트빌, 친구가 없는 외톨이 여우 '핑크'. 오갈 데 없던 세 명의 아웃사이더는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되고, 이들의 관계성은 야생 동물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로즈의 똑똑한 지능과 탁월한 기능은 동물 사회
음악가의 인생에서 30대는 정답이 없어지는 나이다. 10·20대까지는 모두가 비슷한 목표를 향한다. 좋은 학교와 선생님을 만나고,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그렇게 누구나 겪는 도전과 실패를 통해 잠재된 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나면 30대부터는 연주자로서 본인 만의 색을 찾아간다.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 하는 시기인 셈이다. 올해 서른이 된 1994년생 피아니스트 신창용 또한 새 챕터의 길목에 서 있다.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파지올리 쇼룸에서 <아르떼>와 만난 신창용은 "음악가로서의 인생은 이제 시작"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내가 지금껏 쌓아온걸 토대로 넓어지고 깊어지는 걸 동시에 해야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해외 악단과 한국서 첫 협연그는 10월 체코 브르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무대에서 협연자로 나선다. 10월 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비롯해 안동과 광주 등 3개 도시에서 연주한다. 한국 악단과 국내에서의 협연, 해외 악단과 해외에서의 협연은 수도 없이 해온 그이지만 해외 악단과 국내에서 호흡하는 건 처음이라고. 연주자에게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그는 말한다."외국 연주자들에게 한국 관객을 괜히 소개해준다는 느낌도 있고, 한국 관객들에게는 '저 이렇게 활동하고 있어요' 하는 느낌?(웃음). 아무튼 처음이라 떨리고 긴장되네요. 그만큼 매우 설레기도 하고요."그가 들려줄 곡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수많은 이들이 연주했던 인기 레퍼토리다. 그러나 신창용은 이번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다. "콩쿠르 때는 많이 하는 곡인데, 막상 연주할 기회는 없었어요. 곡이 워낙 크고 길잖아요. 이 곡을 하면 2부 교향곡의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의 스트리트 골프 브랜드 ‘골든베어’가 젊은 골퍼들을 겨냥한 ‘빅토리베어’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다.가을·겨울 시즌을 맞이해 선보이는 빅토리베어는 기존 골든베어와 메인 심볼이 다르다. 기존 심볼이 버킷햇을 쓴 곰 캐릭터였다면 빅토리베어 심볼은 승리의 포효를 하는 곰의 모습이다. 입체적이고 개성 넘치는 표정의 새 심볼로 골든베어의 정체성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빅토리베어 컬렉션은 지난 7월 간절기 상품으로 사전 론칭을 진행했다. 이중 ‘빅토리베어 심볼 프린트 티셔츠’는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율 50%를 넘는 등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9월 골든베어는 빅토리베어 캡슐 컬렉션을 정식 론칭했다.이번 시즌 빅토리베어 컬렉션은 기능성을 갖춘 후드 티셔츠, 다운 패딩, 아노락 등으로 구성된다. 그린, 옐로우, 블루와 같은 산뜻한 색상을 중심으로 캐주얼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필드에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멋스럽게 착용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특히 골든베어의 시그니처 아이템이자 베스트셀러인 스웨트 셔츠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길이가 짧은 크롭 디자인부터 스윙하기 편한 레글런 디자인, 여유로운 오버사이즈 디자인까지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소비자의 폭을 넓혔다.이와 함께 골든베어는 스트리트 골프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한 캠페인 화보도 공개했다. 이번 캠페인은 스트리트 분위기를 강화해 빅토리베어의 심볼과 컬러, 스타일링이 돋보이도록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골든베어 관계자는 “기존 골든베어 고객뿐 아니라 새로운 스트리트 무드의 골프웨어 스타일을 찾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의 투란도트 오리지널 프로덕션이 한국 무대에 오른다.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이 내한 공연을 한 것은 이들의 100년 역사상 처음이다.아레나 디 베로나의 투란도트 프로덕션은 올리비아 허시가 등장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을 제작한 세계적 영화감독이자 오페라 연출가 프랑코 제피렐리(1923~2019)의 버전이다. 이번 무대 연출을 맡은 스테파노 트레스피디는 2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피렐리의 작품을 소개하는 사명을 이루게 돼 의미 깊다”고 밝혔다.트레스피디는 “제피렐리는 수많은 공연 인원을 자유자재로 지휘하면서 무대 미술, 조명 등 세밀한 것까지 놓치지 않은 연출가”라며 “제피렐리가 아닌 다른 버전의 투란도트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다”고 설명했다.제피렐리의 투란도트는 1987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의뢰로 첫선을 보였다. 제피렐리판 투란도트는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와 섬세하게 고증한 의상으로 극찬받았다. 이후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에서는 2년에 한 번꼴로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전 세계 다른 공연장에서도 자주 연주된다.주연 투란도트 역할을 맡은 소프라노 전여진은 “이탈리아 유학이 올해 12년째인데, 아레나 디 베로나는 이탈리아 성악도들에게 꿈의 무대”라며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이 연습했고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공연하겠다”고 말했다. 전여진은 당초 올해 초 오디션을 통해 6월에 열린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무대에 주연으로 낙점됐으나 갑
불, 기름, 칼…. 위험 요소를 둘러싸고 초 단위로 흘러가는 주방의 세계는 그 어느 곳보다 거친 전쟁터다. 이곳에서 요리사는 재료와 도구를 들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주방의 전사(戰士) 100명이 펼치는 경쟁을 담은 서바이벌 예능이다. 심사위원으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한국 유일한 미슐랭 3스타 식당 ‘모수’의 안성재 셰프가 출연한다.넷플릭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공개 첫주인 이달 16∼22일 380만 시청 수를 기록해 TV 시리즈(비영어권) 중 가장 많이 본 작품에 등극했다. 온라인에서 두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패러디한 밈이 유행하고, 출연 요리사의 식당 리스트가 공유되며 대세 반열에 올랐다. 콘텐츠업계에서는 “넷플릭스 예능 가운데 ‘피지컬: 100’ 이후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익숙한 새로움 선사진행 방식은 기존 경연 프로그램의 틀을 유지했다. 새로운 미션이 계속 주어지고, 그 안에서 실력자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며 생존한다. 다만 기존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던 설정들이 있다. 우선 100명에 달하는 요리사에게 계급을 매겼다는 것.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재야의 고수는 ‘흑수저’(80명) 계급, 유명 경연 대회 우승자나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 요리사는 ‘백수저’(20명)로 나눴다. 백수저 요리사로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스타 셰프 최현석과 에드워드 리, 마스터셰프 코리아(마셰코) 2 우승자 최강록,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 등이 있다.제작진은 요리사를 두 계급으로 나누고, 이 계급차가 부각되도록 연출한다. 백수저는 위에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의 투란도트 오리지널 프로덕션이 한국 무대에 오른다.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이 내한 공연을 한 것은 이들의 100년 역사상 처음이다. 아레나 디 베로나의 투란도트 프로덕션은 올리비아 핫세가 등장했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을 만든 세계적 영화감독이자 오페라 연출가 프랑코 제피렐리(1923~2019)의 버전이다. 이번 무대 연출을 맡은 스테파노 트레스피디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피렐리의 작품을 소개하는 사명을 이루게 돼 의미깊다'고 밝혔다. 변호사로 일하던 중 1995년 제피렐리를 만나고 오페라 연출가로 진로를 바꿨다는 트레스피디는 2019년부터 아레나 디 베로나 축제 부예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제피렐리는 수많은 공연 인원을 자유자재로 지휘하면서도 무대 미술, 조명 등 세밀한 것까지 놓치지 않은 연출가"라며 "제피렐리가 아닌 다른 버전의 투란도트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피렐리의 투란도트는 198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의뢰로 첫 선을 보였다. 제피렐리판 투란도트는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와 섬세하게 고증한 의상으로 극찬을 받았다. 이후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에서는 2년에 한번 꼴로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전세계 다른 공연장에서도 자주 연주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주연 '투란도트' 역을 맡은 소프라노 전여진은 "이탈리아 유학이 올해 12년째인데, 아레나 디 베로나는 이탈리아 성악도들에게 꿈의 무대"라며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정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각종 내홍과 예산 삭감이라는 위기 속에도 이전보다 상영 편수를 늘렸다. 작품성과 화제성을 갖춘 작품부터 관객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까지 어느때보다 스펙트럼이 넓은 영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 상영작들을 <아르떼>가 살펴봤다. 1. 亞 최고의 거장 기요시의 두 작품올해 BIFF 아시아 감독상을 수상한 구로사와 기요시의 두 작품 '뱀의 길', '클라우드'는 일찍부터 시네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구로사와를 두고 "빛과 프레임, 호흡의 절대적 거장”이라 평했으며 박찬욱 감독은 “누가 내게 ‘현대사회 인간들의 삶이 어떤 거냐’고 물으면 구로사와 기요시의 작품을 보라고 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동시대 거장들의 인정을 받는 구로사와의 대표작은 공포 영화 '큐어'(1997)다. 지난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북미 지역에서 재개봉했는데, 기대를 웃도는 뜨거운 반응으로 '역주행' 신드롬이 벌어졌다. 이번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뱀의 길은 구로사와 기요시가 감독과 각본을 맡았으며, 기요시의 1998년 동명 영화의 프랑스 리메이크 작품이다. 범인의 정체를 찾아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인 이 영화는 딸의 복수만을 위해 편집증적으로 변해버린 남자의 모습을 통해 인간 내면의 잔혹함을 고발한다. 클라우드는 스다 마사키 주연의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로 제8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증오로부터 태어나는 집단 광기를 그렸다.2. 놓칠 수 없다…해외영화제 수상작들거장의 신작을 소개하는 '아이
불과 기름, 칼…. 위험 요소를 둘러싸고 초단위로 흘러가는 주방의 세계는 어느 곳보다 거친 전쟁터다. 이곳에서 요리사들은 재료와 도구를 들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흑백요리사)은 주방의 전사(戰士) 100인의 경쟁을 담은 서바이벌 예능이다. 심사위원으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한국 유일의 쓰리 스타 미슐랭 식당 '모수'의 안성재 셰프가 출연한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공개 첫주인 이달 16∼22일 380만 시청수를 기록해 TV 시리즈(비영어권) 중 가장 많이 본 작품에 등극했다. 온라인에서 두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패러디한 밈이 유행하고, 출연 요리사들의 식당 리스트가 공유되며 대세의 반열에 올랐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넷플릭스 예능 중 피지컬100 이후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익숙한 새로움 선사진행 방식은 기존 경연 프로그램의 틀을 유지했다. 새로운 미션이 계속 주어지고, 그 안에서 실력자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며 생존한다. 다만 기존의 요리 경연 프로에서는 볼 수 없던 설정들이 있다. 우선 100명에 달하는 요리사에게 계급을 도입했다는 것.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제야의 고수들은 '흑수저'(80명) 계급, 유명 경연 대회 우승자나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 요리사는 '백수저'(20명)로 나뉜다. 백수저 요리사로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스타 셰프 최현석과 에드워드 리, 마스터 셰프 코리아(마셰코) 2 우승자 최강록,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 등이 있다. 제작진은 요리사를 두 계급으로 나누고, 이 계급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우승으로) 조국 우크라이나에 잠깐이나마 기쁜 소식을 전해 좋았습니다. 전쟁 속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올해 6월 세계 3대 경연대회로 꼽히는 퀸엘리자베스국제콩쿠르에서 1위에 오른 우크라이나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로 우도비첸코(25·사진). 러시아의 침공으로 상심한 자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세계 음악계의 이목을 끈 우도비첸코가 이달 한국 관객과 처음 접한다.그는 지난 23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양인모 등 뛰어난 한국 음악가들을 알고 있다”며 “대중음악을 거의 모르는데 그래도 한국 그룹 BTS(방탄소년단)는 들어봤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우도비첸코는 울진(24일) 경주(25일) 서귀포(29일)에서 준우승자 조슈아 브라운과 함께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수상자 콘서트’를 하고 26일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서울 예술의전당)한다. 오는 11월에는 반전(反戰) 메시지를 담은 DMZ OPEN 국제음악제를 위해 다시 내한한다.우도비첸코는 콩쿠르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이던 바딤 레핀의 악수를 거부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레핀은 부인인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함께 대표적인 친(親)푸틴 인사로 꼽힌다. 그는 “레핀은 러시아 정부가 지원하는 축제의 위원장을 맡았고 러시아에서 수차례 상도 받았다”며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 아니라 (전쟁에 대한) 내 생각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러시아 정부 인사와는 철저히 담을 쌓지만 단순히 국적이 러시아라는 이유만으로 배척하지는 않는다. 그는 “제 친구 몇몇과 스승도 러시아 사람이고 다른 심
"(콩쿠르 우승으로) 우크라이나에 잠깐이나마 기쁜 소식을 전해 좋았습니다. 전쟁 통에도 삶은 계속된다는걸 보여주고 싶었어요."(우도비첸코) 3년째 진행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러 공연장과 음악 단체들은 러시아 전쟁에 대한 항의 의사를 밝혔고,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친(親)러시아 아티스트들을 보이콧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가운데 올해 6월 세계 3대 경연 대회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 우크라이나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로 우도비첸코(25)가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그의 우승은 전세계 음악계의 이목을 끌었다. 고통받는 자국민들에게 음악으로 위로를 전했던 우도비첸코, 그가 이달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다. 우승자 콘서트와 협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우도비첸코를 지난 23일 서울 역삼동 레베누보 쇼팽홀에서 만났다.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양인모 등 뛰어난 한국 음악가들을 알고있다"며 "대중음악을 거의 모르는데, 그래도 한국 그룹 BTS(방탄소년단)는 들어봤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우도비첸코는 콩쿠르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이던 바딤 레핀의 악수를 거부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레핀은 아내인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함께 대표적인 친푸틴 인사로 꼽힌다. 이에 대해 그는 "레핀은 러시아 정부가 지원하는 축제에서 위원장을 맡았고, 정부로부터 몇 차례 수상을 받았다"며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 아니라 (전쟁에 대한) 제 생각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
음악가의 인생에서 30대는 정답이 없어지는 나이다. 20대까지는 대부분 ‘콩쿠르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한다면 30대부터는 연주자로서 자신만의 색을 본격적으로 찾아가기 때문이다. 올해 서른이 된 피아니스트 신창용도 새 챕터의 길목에 서 있다.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파지올리 쇼룸에서 만난 신창용은 “음악가로서의 인생은 이제 시작”이라고 운을 뗐다. 해외 악단과 한국에서 첫 협연새로운 길목에 있기 때문일까. 올해 그에게는 유독 새로운 일이 많다. 그중 하나가 체코 브르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다. 해외 악단과 국내 무대에서 호흡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서울 롯데콘서트홀(10월 2일)을 비롯해 경북 안동시, 광주광역시 등 세 개 도시를 거치는 이번 무대에서 그가 들려줄 곡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이 곡을 연주하는 것 또한 이번 무대가 처음이라고 했다. “어떤 곡을 무대에 처음 올릴 때가 연주자로서 가장 긴장돼요. 그만큼 그 어느 때보다 프레시하죠. 제 음악을 가감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진솔한 순간이거든요.”이 곡은 수많은 노트와 까다로운 테크닉으로 연주자들 사이에서 ‘난곡’으로 꼽힌다. 그는 “체력적·기술적으로도 까다롭지만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게 어려운 작품”이라고 했다. “음악 전체가 한 호흡으로 가기 때문에 숨 돌릴 틈이 없어요. 45분 동안 음악의 흐름을 맹렬히 유지하며 노래해야 하죠.” 공연장이 사랑하는 피아니스트신창용은 2016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데뷔한 이후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계에서 그는 ‘공연장이 사랑하는 연주자’로 통한
마이클 틸슨 토머스는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을 잇는 미국의 대표 마에스트로다. 창의적인 해석력과 탁월한 언변, 따뜻한 인품까지 두루 갖춰 반세기 넘도록 많은 이의 존경을 받았다.일찍이 피아노에 재능을 보인 그는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피아노와 지휘, 작곡을 배웠다. 커리어 초기 버펄로 필하모닉 수석객원지휘자로 일하며 번스타인의 주목을 받았다. 번스타인은 ‘젊은 지휘자 프로그램’에 틸슨 토머스를 참여하게 했고 뉴욕필하모닉 무대에 대타로 세웠다. 틸슨 토머스는 이후 LA필하모닉, 런던심포니 등을 거쳤으며 대학원생 음악가로 구성된 ‘뉴 월드 심포니’를 설립(1987년)했다.그는 1995~2020년 샌프란시스코심포니 오케스트라(SFO) 음악감독을 맡아 악단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이때 그가 제작한 방송 ‘키핑 스코어’는 클래식 대중화에 한 획을 그었다.그는 120여 개 음반을 작업했으며 그래미상을 12번 수상했다. 2021년 뇌암 수술을 받았으며 투병 생활 끝에 포디움으로 복귀하는 투혼을 보여줬다.최다은 기자
“미학은 윤리보다 앞선다.”아일랜드 문학가 오스카 와일드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은 도덕과 윤리가 아니라 아름다움 그 자체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 언론인 마이클 핀클이 쓴 <예술 도둑>은 아름다움을 좇다가 돌이킬 수 없는 범법자가 된 프랑스 남자 스테판 브라이트비저를 다룬다.브라이트비저는 역사상 가장 많은 예술 작품을 훔친 도둑이다.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유럽 전역에서 200여 회에 걸쳐 300점 넘는 작품을 훔쳤다. 가치는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에 달한다. 훔친 작품 목록은 가위 충격적이다. 루벤스의 집에서 훔친 ‘아담과 이브’ 조각상부터 18세기 초 호두나무로 만든 수발총, 크리스토프 슈바르츠의 1550년 유화 ‘피에타’…. 모두 인류가 남긴 최고의 명작과 명품이다.브라이트비저는 도둑질할 때 변장하지 않았고 몰래 들어가지도 않았다. 대낮에 당당하게 입장했다. 잘 드는 스위스 아미나이프를 들고 조력자인 여자친구와 함께 작품을 훔쳤다. 훔친 작품은 그의 다락방에 봉인해 놨다. 그에게 이런 행위는 절도가 아니라 수집이었다. 그는 예술 해방가를 자처했다. 자신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몇 안 되는 선택받은 사람이며, 돈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아름다움에 둘러싸이고자 이 모든 것을 훔쳤다고 주장했다.책은 이 희대의 황당한 인물과 황당한 사건의 이면을 파헤친다. 브라이트비저가 어떻게 작품을 훔치고 보관했는지, 어떻게 파국에 이르렀는지 생생하게 그려낸다. 경찰·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나온 수많은 보고서와 증언, 주변 사람을 통한 심층 취재 등을 통해 이 남자의 성향은 어떤 배경에서 비롯했고, 진짜 동기는 무엇인
막스 리히터(사진)는 클래식 음악 작법에 미니멀리즘, 전자음악, 엠비언트 음악 등 현대음악적 기법을 접목한 ‘네오클래식’ 음악가다. 현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작곡가 중 한 명이다.‘메모리하우스’(2002) 음반으로 데뷔했으며 ‘블루 노트북’(2004)으로 주목받았다. 영국 가디언지가 ‘21세기 최고의 클래식 앨범’으로 꼽은 블루 노트북 수록곡 ‘온 더 네이처 오브 데이라이트(On The Nature of Daylight)’는 드니 빌뇌브의 영화 ‘컨택트’(2016) 등에서 사용됐다.특히 ‘막스 리히터가 재작곡한 비발디의 사계’(2012)로 유명하다. 비발디가 사계절을 극적으로 그려냈다면 리히터는 명상적이고 은은한 감정 상태를 표현했다. 불면증을 앓는 사람을 위한 음반 ‘슬립’(2015)은 스트리밍 20억 회를 기록하며 가장 많이 듣는 클래식 앨범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인용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불리는 이 음반의 풀버전은 무려 8시간이다.그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토대로 한 발레음악을 비롯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 텍스트를 담은 음반 ‘송스 프롬 비포’ 등을 선보였다.최다은 기자
지휘자 박근태(33)가 루마니아 바나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부지휘자로 발탁됐다.바나툴 필하모닉은 1871년 만들어진 유서 깊은 교향악단으로 요하네스 브람스, 파블로 데 사라사테, 헨리크 비에니아프스키 등 굵직한 음악가들과 협연해왔다. 루마니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공연기획사 목프로덕션에 따르면 바나툴 필하모닉은 루마니아 오케스트라 중 처음으로 수석부지휘자 제도를 도입하고 지난 6월부터 10주간 오디션을 치렀다. 19개국에서 온 226명의 지휘자가 지원했으며 박근태는 동양인 중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했다.그는 본선 오디션에서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과 브람스와 쇤베르크의 피아노 콰르텟, 멘델스존 교향곡 4번을 지휘했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 클라리네티스트 안드레아스 오텐잠머,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악장 플로린 일리에스쿠, 네스쿠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 가브리엘 베베셀레아와 함께 총 3개의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과정을 거쳐 수석부지휘자로 최종 선정됐다.박근태는 10월부터 1년간 바나툴 필하모닉에서 정기연주회와 가족음악회,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휘할 예정이다. 베를린 국립예술대(UdK)와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를 졸업한 박근태는 2022년 프랑스 드 보줴 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고 오케스트라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21년부터 베를린 노이에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 겸 부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이다.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지난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 리허설 현장. 평화롭게 상승하는 음형이 반복된다. 메아리처럼 반복되는 선율이 마치 광활한 추억을 되새기는 듯 하다. 그러다 2악장에서는 '빠라바밤~!' 하며 트럼펫이 돌진하듯 튀어나온다.신비로우면서도 동양풍의 이 신곡은 작곡가 최우정(서울대 작곡과 교수)의 '수제천 리사운즈'. 지휘자 정치용이 이끄는 국립심포니의 기획 공연 '에코 앤드 에코'(ECO & ECHO)에서 초연될 예정이다. 자연과 환경을 주제로 한 이번 공연은 13일 세종예술의전당과 11월 30일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열린다. 수체전 리사운드는 널리 알려진 국악 작품인 수제천(壽齊天)을 작곡가 최우정이 재해석해서 만들었다. 수제천은 "생명을 가지런히 하고 앞에 하늘 앞에 고한다"는 의미로 1500년 전 백제 시대의 향악 정읍사를 원곡으로 한다. 이날 리허설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우정은 작곡 취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국공립단체가 해외에서 하는 공연을 보면 자랑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보다는 나라의 위상에 맞게 세계를 움직이는 지식인, 권력자, 정치인과 치열하게 논쟁하고 문제를 공유할 수 있는 작품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세계 주요 이슈인 환경 문제와 관련한 곡을 쓰게 됐습니다."고등학교 때부터 '수제천'을 즐겨 들었다는 최우정은 "저를 상당히 편안하게 만드는 음악"이라며 "'수제천'을 들었던 기억에 의존해 일종의 리액션으로 곡을 썼다"고 설명했다. "국악을 바탕으로 곡을 쓸 때 국악을 분석하고 그 요소를 적용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저 국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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