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티스트와 비장애 연주자들의 합주가 오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펼쳐진다.

16일 문화계에 따르면 국회사무처는 '클래식 앙상블 위드 피아노'를 테마로 피아니스트 박지원을 비롯해 17명의 클래식 연주자들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회사무처는 매달 셋째주 목요일마다 '국회문화극장'을 운영하며 음악 공연, 영화 상영 등을 진행해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기념해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선다. 성남시립교향악단, 국립심포니,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에 소속된 프로 연주자들의 무대뿐 아니라 비장애 연주자들과 발달장애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피아노 연주도 준비돼 있다. 직업 연주자로 활동하는 발달장애인 피아니스트 3명(조현선, 이들림, 김초하)과 비장애 피아니스트 3명이 총 3대의 피아노를 두고 '12핸즈'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서 발달장애 아티스트를 초청한 피아니스트 박지원은 작년 8월 발달장애인 문화예술축제인 ‘2023 국제 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에서 장애 아티스트들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상명대 음악학부 피아노 전공 교수인 박지원은 지난해 12월 대학원 제자들과 상명대 서울캠퍼스 대신홀에서 열린 발달장애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스페셜 콘서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발달장애 아티스트와 몇 차례 연주 호흡을 맞추면서 프로 음악가로서 오히려 많은 걸 배웠다"며 "이들에게 무대 기회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번 무대에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지은 국회문화소통관은 "장애와 비장애 아티스트를 따로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이 꽤 많은데 이들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시각 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 국민의 힘 의원이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각 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 국민의 힘 의원이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업연주자로 활동하는 발달장애 연주자들의 사례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7월 시각장애를 가진 국민의 힘 김예지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제75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슈만의 '헌정'을 연주했다. 지난 3월에 열린 임시의정원 개원 105주년 기념식에도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이 기념 공연에 나선 바 있다. 기업들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에쓰오일은 현재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원 7명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해 본사에서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농심은 작년 5월부터 ‘농심 辛나는 心포니'를 창단해 발달장애 연주자 18명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