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테크놀로지스퀘어 200. 한국경제미디어그룹과 서울대 공대 공동취재팀이 최근 찾은 이곳은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의 연구개발(R&D) 심장부다. 모더나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2가 코로나19 백신을 내놓으며 mRNA 기술 1위 기업이 됐다. 하지만 이곳 직원 700여 명은 차세대 신약 개발에 한창이었다. 멜리사 무어 최고과학책임자(CSO)는 “mRNA 분야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여전히 많은 바이오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의 차세대 기술 사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 머크(MSD)는 12일(현지시간) 모더나와 맞춤형 mRNA 암 백신을 개발하기로 하고 2억5000만달러(약 3570억원)를 지급했다. mRNA 기술을 확보해 면역항암제 분야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도 이달 초 미국 바이오 기업 미레큘의 RNA 기술을 도입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 바이오 경제 패권 전쟁의 신호탄이 됐다. 미국 정부는 워프스피드(광속) 작전을 펼쳐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의 mRNA 백신 개발을 도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의약품의 미국 내 제조를 지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도 2035년 바이오 선두권에 오른다는 목표 아래 5개년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체계적인 육성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스턴·케임브리지=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