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동안 한달치 비"…강 범람하고 산사태
수주간 최소 40명 숨져…마두로, 국가 애도기간 선포
베네수엘라, 폭우에 최소 25명 죽고 52명 실종
베네수엘라 중부의 강 5개가 홍수로 범람하며 산사태 등으로 최소 25명이 숨지고 52명이 실종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전날 밤 내린 폭우로 강이 범람하며 수도 카라카스에서 남서쪽으로 67㎞ 떨어진 테헤리아스 지역에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테헤리아스 지역은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이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불과 8시간 만에 한 달 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너무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우로 주민들이 미처 대피할 시간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 운전사 아르만도 에스칼로나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가족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던 중 물이 들이닥쳐 아내와 아들을 잃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기업, 공공시설, 농지 등 시설물 피해도 컸다고 밝혔다.

그는 식수 공급을 위해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마저 물에 떠내려갔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목격자 증언을 인용해 약 7만3천 명이 거주하는 테헤리아스의 거리가 나무, 진흙, 바위 등으로 엉망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범람한 5개 강 중 하나인 엘 파토 강이 범람해 이 지역 내 집 여러 채와 상점, 도축장을 모두 휩쓸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테헤리아스를 재난 지역으로 지정하고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도 "우리는 아이들을 잃었다"며 "테헤리아스에서 일어난 일은 비극"이라고 애도했다.

현지 구조 당국 1천여 명 규모의 인력을 투입해 강둑, 진흙, 바위 밑 등을 중심으로 생존자를 수색 중이다.

로이터는 최근 몇 주간 베네수엘라에서 라니냐 등 기후변화에 의한 폭우로 숨진 사람이 최소 40여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