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 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다. 전기차 소재 분야 진출을 선언한 뒤 처음으로 단행하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이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전기차 소재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르면 내달 초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 대상은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이 보유한 지분 53.3%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지난달 19일 실시한 본입찰에 사실상 단독으로 참여해 일진머티리얼즈 측과 협상을 벌여왔다.

지분 인수 금액은 2조5000억~2조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일진머티리얼즈 시가총액은 2조6283억원이다. 인수 대상 지분인 53.3%의 시장가치(1조4008억원)에 80~90% 안팎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공한 가격이다. 매각 실무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 뒤 동박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후 2조~3조원을 투입해 동박 생산 설비 증설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동박 시장에서 일진머티리얼즈는 13% 점유율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넥실리스(글로벌 점유율 22%)에 이어 2위 업체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풀어야 할 난제들이 있어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