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l)을 이끄는 조르자 멜로니(45·사진)가 이탈리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것이 유력해졌다.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극우 세력이 주축인 우파 연합의 승리가 예상되서다. 일각에서는 ‘무솔리니 이후 파시즘의 재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형제들과 동맹(Lega),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세운 중도우파인 전진이탈리아(FI)가 뭉친 우파 연합이 이날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공산주의자인 아버지가 이민간 뒤 한부모가정에서 자란 멜로니는 15세에 이탈리아사회운동(MSI) 청년조직에 가입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탈리아사회운동은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의 추종자들이 설립한 극우 정당이다.

멜로니는 이탈리아형제들 정당이 파시즘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멜로니가 19세에 “무솔리니는 좋은 정치인”이라고 발언한 영상이 널리 퍼져 있다. 이 때문에 멜로니는 ‘네오 파시스트’ 정치인으로 분류되며 총리에 오를 경우 서유럽에서 수십 년 만에 탄생하는 극우 성향 지도자가 된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최근 멜로니를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파 연합이 이탈리아에서 집권하면 유럽연합(EU)과 ‘불편한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파 연합이 추진하는 반(反)이민 및 성소수자 정책 등 포퓰리즘 정책이 EU와 갈등을 빚을 소지가 있어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