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맞아?"…이질감 쏙 뺀 폭스바겐 'ID.4' [신차털기]
전기차 이질감 최대한 배제
주행느낌 최대한 내연차처럼 설계
폭스바겐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ID.4를 타봤다. ID.4는 폭스바겐이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첨병'으로 내세운 차다. 미국, 유럽, 중국 등 폭스바겐 생산 공장이 있는 나라를 제외하고 수출국 중에선 한국에 가장 먼저 선보였다.

ID.4의 외다관은 기존 폭스바겐그룹 차량의 디자인 유산을 바탕으로 전기차 감성을 얹은 듯했다. 다만 기존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 대신 둥글둥글한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폭스바겐 측은 이번 전기차 디자인에 대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크게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디자인한 게 특징"이라고 했다.

실내 공간은 전기차답게 넉넉했다. 같은 크기 차체라면 더 많은 부품이 필요한 내연기관 대비 전기차 실내 공간이 더 크다. 내부 인테리어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스티어링휠 바로 뒤 5.3인치 스크린 계기판.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힌 정도의 크기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이 센터페시아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주행에 돌입해봤더니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이질감이 잘 느켜지지 않도록 최대한 내연기관 차량처럼 설계해놨다는 것이다.

주행감도 달랐다. 대부분의 전기차들이 다소 물렁한 느낌이 들도록 승차감을 세팅하는 것과 달리 ID.4는 확실히 딱딱한 혹은 단단한 느낌이 든다. 방지턱을 넘거나 노면이 거친 곳을 지날 때 이 같은 느낌은 더 뚜렷했다.
배터리에 의한 낮은 무게중심과 단단하게 잡힌 하부 세팅으로 커브를 돌 때는 상당히 안정적 코너링을 보여줬다. 급커브에 차를 몰아넣어도 여유있게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폭스바겐 측은 "내연기관차에 익숙한 운전자가 첫 전기차를 구매할 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나오는 전기차 대부분이 이런 회생제동 모드가 탑재돼 있음에도 잘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승차감 저하 때문이다. 내연차량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관성에 따라 속도가 유지되다 서서히 느려지는 반면, 전기차 회생제동 모드(원페달)에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ID.4에선 'D' 모드 대신 'B' 모드에 기어를 넣으면 회생제동 주행모드로 바뀐다. B모드에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속도가 서서히 줄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회생 제동이 이뤄진다. 통상 전기차 회생제동이 0~5단계로 나뉘는 데 ID.4에선 이보다 강도가 낮게 설정된 것 같았다.
이 때문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부드럽게 속도를 제어해줬다. 편도 67km를 회생제동 모드로 운전했지만 불편하거나 급감속이 드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교통량이 많거나 서행 구간에서는 회생 제동만으로 '원 페달 드라이빙'이 충분히 가능해보였다.
ID.4는 82kWh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복합 405km, 도심 426km, 고속 379km다. 급속 충전 시 36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국내에는 중간급인 '프로(Pro)' 트림만 들어온 상태다. ID.4에는 내장 내비게이션이 없어 유선으로 스마트폰에 연결한 뒤 사용해야 한다. 조작계는 물리버튼이 없고 정전식을 채택했다.
가격은 5490만원이다. 국비 보조금 651만원이 지원되고,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받는다면 4000만원 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 EV6의 엔트리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글=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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