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리셀 플랫폼 크림, 국내외 커머스 기업에 총 45억원 투자
네이버의 리셀(되팔기) 플랫폼 크림이 전자상거래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각국 플랫폼에 투자해 사업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크림은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운동화·옷·시계 등 한정판 상품을 개인이 재판매할 수 있도록 중개하고 있다.

23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크림은 블랭크코퍼레이션(블랭크)에 약 20억원을 투자해 블랭크의 지분 2.44%를 취득했다. 크림은 "전략적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블랭크는 2016년 2월 출범한 미디어 커머스 기업이다. 국내를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벌이고 있다. SNS 등을 통해 생활용품과 화장품 등을 판매한다. 자체 브랜드인 ‘바디럽’의 필터 샤워기를 비롯해 '마약 베개', 이불 등이 주요 상품이다. 블랭크는 이달 초 호텔롯데의 투자를 유치했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호텔롯데는 블랭크 지분 18%를 인수해 블랭크 창업자인 남대광 대표(지분율 71%)에 이은 2대 주주가 된다.

이날 네이버크림은 약 25억2600만원을 태국 사솜컴퍼니 주식 2만8436주를 사들였다고도 별도로 공시했다. 작년 5월에 이어 추가로 자금을 투입했다. 이번 투자로 크림의 사솜컴퍼니 지분율은 기존 20%에서 30%로 올랐다. 사솜컴퍼니는 태국 리셀 플랫폼 사솜을 운영한다.

크림은 최근 전자상거래 플랫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엔 말레이시아 쉐이크핸즈에 약 22억3200만원을 투자해 지분 22.47%를 취득했다. 쉐이크핸즈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큰 운동화 리셀 플랫폼 스니커라를 운영한다. 마니아들이 운동화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와 리셀 장터를 두고 있다.

지난 1월엔 싱가포르와 호주에서 업계 1위인 가전제품 리퍼·중고 거래 플랫폼 리벨로에 투자했다. 리벨로의 운영사 키스타테크놀로지에 36억원을 투입해 지분 약 2.7%를 확보했다.

작년 5월엔 일본 한정판 거래 플랫폼 스니커덩크를 운영하는 소다에 총 366억원을 투자해 지분 15%가량을 사들였다. 소다는 중국,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등 지역에서도 사업을 벌이고 있어 크림이 각 지역 시장에 간접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크림은 ‘크로스보더(국경을 넘은)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국을 잇는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모회사 스노우로부터 사업 자금을 꾸준히 차입하고 있다. 지난달엔 스노우로부터 자금 100억원을 차입했다. 지금까지 차입한 금액을 모두 합하면 약 870억원에 달한다.

크림은 202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올 1분기 거래액이 약 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추정 거래액(약 7000억원)의 90% 이상을 올해 상반기에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은 올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