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동성 커질수록 사모대출 찾는 기업 늘 것"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일수록 사모크레딧(사모대출)은 좋은 성과를 냅니다. 은행이 대출 부담을 느끼는 시기엔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사모대출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퍼미라크레딧의 사모대출부문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히르시만 대표(사진)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의 직접대출 시장은 연간 50%가량 성장해왔고 특히 사모대출펀드의 점유율이 높아졌다”며 “퍼미라크레딧을 포함해 소수의 대형 운용사들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퍼미라크레딧만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모회사인 퍼미라와의 시너지를 꼽았다. 퍼미라가 오랜 기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특정 산업 분야의 전문성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5년 영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퍼미라는 운용자산(AUM)이 440억파운드(약 70조원)에 달한다. 현재 16개국에서 360여 명의 투자 전문가들이 일하고 있다. 퍼미라크레딧은 사모대출과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관리 및 구조화 크레딧 등의 금융 서비스를 기업들에 지원해주고 있다. 2007년 설립된 퍼미라크레딧은 300여 곳의 유럽 기업에 170억유로(약 22조6000억원) 이상의 크레딧 투자를 해왔다.

히르시만 대표는 “사모펀드(PEF)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를 기반으로 한 인수합병(M&A) 거래 건수와 규모가 증가한 게 사모대출 시장 성장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핵심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ESG는 M&A 거래를 사전 검토할 때, 초기 단계부터 투자 이후 모니터링, 투자자 보고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핵심 키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변동성이 높아진 시장에서 사모대출의 성과는 뚜렷해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히르시만 대표는 “은행들은 불확실한 시기에 M&A나 신디케이션(여러 은행이 공동 대주단을 구성하는 일) 리스크를 회피하려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잠재적 수요를 채우는 측면에서 사모대출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