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루푸스 치료제 ‘벤리스타’(성분명 벨리무맙)의 미국 루푸스 신염 치료 대상 연령이 확대됐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벤리스타’를 5~17세 어린이 및 청소년의 루푸스 신염 치료에 사용하도록 확대 승인했다.

벤리스타는 2011년 루푸스 치료제로서는 최초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어 2020년 12월 벤리스타의 적응증에 루푸스 신염이 추가됐다. FDA는 벤리스타를 성인 대상 루푸스 신염 치료제로 허가했다.

루푸스는 면역계 이상으로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병이 장기화되면 대량으로 생성된 면역세포와 자가항체가 혈액을 떠돌며 혈관 벽에 염증을 유발한다. 이때 비교적 혈관이 많이 분포돼있는 신장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루푸스 신염이다. 신장에 염증이 생기면 신체의 노폐물과 기타 독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없다. 심할 경우 말기 신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이식이나 투석이 필요하다.

전체 루푸스 환자 중 어린 시절 처음 병을 경험한 경우는 약 15~20%다. 소아 환자의 경우 성인보다 증상이 더 심하고 장기 손상도도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소아 루푸스 환자의 10명 중 8명이 루푸스 신염을 겪는 것으로 추산된다.

벤리스타의 루푸스 신염 처방 연령이 확대되며, 벤리스타는 최초의 소아 및 청소년 루푸스 신염 치료제가 됐다. 기존에 소아 및 청소년 루푸스 신염 환자에게는 항말라리아제나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이 사용돼왔다. 다른 질병에 사용돼 온 약이다. 이들 약물은 소아 및 청소년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했다.

스테반 깁슨 미국 루푸스재단 최고경영자(CEO)는 “루푸스 신염은 소아 루푸스 환자가 주의해야 하는 잠재적인 심각한 합병증”이라며 “대부분 초기 루푸스 진단 후 2년 이내에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허슨 퀴논스 GSK 미국 의료담당 부사장은 “루푸스 신염 관리의 장기적 목표는 신장 기능을 보존하는 동시에 치료 관련 독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이번 승인은 루푸스 신염 어린이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하려는 회사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GSK와 벤리스타 생산 계약을 맺었다. 전체 계약 규모는 8년 간 약 2억3100만달러(약 3000억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과정에서 양사가 합의해 계약금액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