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조금은 아쉬운 2분기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테슬라는 2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분기 매출이 16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억6400만달러로 87.8% 늘어났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 171억달러를 살짝 밑돌았지만, 주당순이익(EPS)는 주당 2.27달러로 시장 전망치 1.81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자동차 부분이 146억달러, 서비스 및 기타 부분이 14억7000만달러, 에너지 생산 및 저장 부분이 8억6600만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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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부분은 마진입니다. 자동차 부문의 마진이 27.9%로 1분기(32.9%)보다 줄어든 겁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산 비용의 증가와 배터리 셀과 다른 전기차 부품을 품귀 현상 때문에 생산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물가상승과 공급망 대란의 소용돌이는 테슬라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양은 늘었지만 질이 떨어졌다'는 평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충전시설을 자체적으로 확충하는 데 집중했다는 겁니다. 테슬라는 2분기에 슈퍼차저 충전시설을 3971개(충전기는 3만6165개)를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한 수치입니다. 자동차 매장과 서비스센터는 709개 설치해 19% 증가했는데 말이죠.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확충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암화화폐 투자와 매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테슬라 측은 “비트코인의 75%를 법정 화폐로 교환했다"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9억3600만달러가 늘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작년에 테슬라는 비트코인 매수에 집중했죠. 작년에 15억달러 어치를 샀다고 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작년에 도지코인을 띄우는 트윗을 수차례 날리기도 했었죠. 비트코인 하락기에 팔았는지 정점에서 팔았는지는 알 수는 없습니다.

현재 진행형인 어려움도 있습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차량용 반도체와 전기차 부품 부족, 공급망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텍사스 오스틴과 베를린 외곽의 공장에 대해서는 차량 인도량 기준 연간 50%씩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목표했던 만큼 생산 속도를 올리지 못하고 있죠. 이전 방송 때 전해드렸던 것 같은데 일론 머스크 CEO가 “거대한 자금 용광로”라고 말할 정도죠. 또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지난달에는 인력 감축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