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새 아파트 공급 가뭄이 장기화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대전의 신규 아파트 공급 규모는 3만여 가구로, 전국 6대 광역시 중 가장 적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대전에서 총 4500여 가구 규모로 분양되는 새 아파트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17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대전에선 3만289가구의 새 아파트가 공급됐다. 6대 광역시 중 가장 작은 규모다. 인구가 32만여 명 적은 울산(3만7202가구)과 비교해도 6913가구 적다. 올 상반기 분양 물량도 3947가구에 불과했다.

공급 가뭄이 수년째 지속되면서 준공된 지 1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 비중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대전의 준공 10년 차 이상 아파트 비중은 83.3%로, 전국 평균(73.5%)보다 10% 가까이 높았다. 새 아파트 공급 부족을 겪는 서울(81.9%)보다도 높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전의 옛 도심은 난개발이 심해 정부 주도 개발이 아니면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대규모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원자재값 급등까지 더해져 당분간 공급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신규 분양 아파트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지방 미분양 물량이 증가 추세인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대전에서 분양한 단지 12곳은 모두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22.04 대 1에 달한다.

하반기에는 4500여 가구 규모의 신규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다음달 중구 중촌동에서 ‘중촌 SK VIEW’를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35층, 9개 동, 808가구(전용면적 59~84㎡) 규모다.

한화건설도 다음달 서구 정림동에서 ‘한화 포레나대전월평공원’을 공급한다. 지하 3층~지상 28층, 16개 동, 1349가구(전용 84㎡) 규모다. 유성구 봉명동에선 현대건설이 지하 3층~지상 26층, 4개 동, 주거용 오피스텔 473실(전용 84㎡)로 지어지는 ‘힐스테이트 유성’ 분양에 나선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