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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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타 가즈치카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정무관은 30일 "징용 문제(일본측 표현: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가 더 이상 악화되면 한일관계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타 정무관은 이날 한일경제협회가 주관해 열린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국제사회가 큰 변화를 맞이하는 과정에서 현재 한일 관계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가가 약속을 지키는 것은 국가간 기본이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위배된다는 일본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한일 기업인 260여명이 참석해 양국의 협력을 다지는 자리에서 일본 고위 관료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도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9년 한국의 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반도체 소재 등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동한 바 있다. 이번 발언에서 그때의 앙금이 여전함을 확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타 정무관은 "이번달 10일 한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이후 새 정부가 출범했다"며 "윤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를 좋은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긴밀히 의사소통 해나가겠다"며 "우호협력은 양국 경제발전의 중요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국교 정상화 4년 후인 1969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양국 경제계의 대표적인 교류 행사다. 이번 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한일 경제계 대규모 교류 행사로 260여명의 경제인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 기업 대표로는 김윤 회장과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손봉락 TCC스틸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일한경제협회 회장인 사사키 미키오 미쓰비시상사 고문, 코지 아키요시 아사히그룹 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이와타 사토시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정무관 등 양국의 고위급 관료들도 참석했다.

안덕근 본부장은 "글로벌 공급망 문제는 유사한 산업구조를 지닌 양국의 공동의 위기"라며 "양국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대응해 공급망 문제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