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올인' 나선 李 "열심히 하면 이겨"
"李, 명분 없다"…국힘, 윤형선 총력 지원
'필승 카드' 이재명 등판했지만 '초접전'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23~24일 만 18세 이상 인천 계양을 지역 거주 800명을 대상으로 보궐선거 후보자 여론조사를 진행해 지난 2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45.5%,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 44.3%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단 1.2%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내 초접전을 벌였다.민주당이 사실상 '필승 카드'로 내놓은 이재명 후보가 최근 공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부진하거나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 24일 이같은 여론조사와 관련해 "지방선거에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 결과는 실제 최종 결과와 잘 안 맞는 경향이 크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조사는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역구 '올인' 나선 李 "열심히 하면 이길 수 있다"
'민심 청취'를 표방하고 활발한 현장 행보를 밟던 이 후보는 지난 25일을 기점으로 다른 지역 지원 유세를 중단하고 선거구인 계양을 '올인'에 나섰다. 일정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후보 측은 현장 유세 때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 정상적인 소통이 어려워 비공개 일정으로 전환했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내 표심이 심상치 않자 선거운동 방식을 전면 수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이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주민들을 만날 때 일정을 공유하면 지지자와 유튜버 등이 현장에 와서 대화 내용을 듣게 돼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이 후보는 처음에 계양구에 왔을 때부터 차분한 선거운동을 지향했으나, 찾아오시는 지지자를 막을 수는 없어 일정을 비공개하게 됐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 후보는 '능력론'을 재차 꺼내 들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최근 부진한 지지율은 윤석열 정부 출범 등에 따른 '컨벤션 효과'라는 취지의 언급도 있었다.
이 후보는 26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장 큰 영향은 구도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20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에 한미 정상회담 등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어려울 것이란 것은 정치를 조금만 아는 분들은 다들 예측했다"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제가 직접 출마하고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며 "쉬운 선거였으면 굳이 나서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윤형선 후보와의 접전에 대해선 "유능하고 영향력이 큰 정치인이 지역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분들의 기대가 크지만, 워낙 정당 지지율 격차가 크니 그걸 다 상쇄한다"면서도 "열심히 하면 이길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李 출마, 명분 없다"…국민의힘, 윤형선 전폭 지원
국민의힘은 상대 후보를 향해 "이미 늦었다"며 윤 후보 지원사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의 계양을 출마를 두고 "명분 없는 출마"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여 오던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의 선거운동원을 자처했다. 그는 오는 28일에는 윤 후보와 함께 계양을에서 사전투표도 진행하며 전력투구할 예정이다.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계양을에 올인하는 느낌이 있다. 승기를 가져왔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선거라는 것은 승기나 여론조사 수치를 따지기 이전에 명분 있는 선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인천 계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거는 저희 당의 공천 방식이나 선거에 접근하는 방식이 명분상의 상당한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상대 후보도 상당히 위축된 것 같다. 상대 후보가 처음에 지역에서 굉장히 본인의 '개딸(개혁의 딸)'이라고 하는 지지자들을 끌고 다니며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다가 선거운동을 비공개로 전환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미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역시 이날 윤 후보 캠프에서 현장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후보 캠프에서 원대회의를 개최한 이유에 대해 "윤 후보가 열심히 잘 싸워 이번 선거가 박빙으로 흐르고 있고 그런 윤 후보를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재명 후보의 낙선을 위해 윤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윤 후보는 계양에서 25년 내과를 운영한 의사다. 계양에서 두 번이나 낙선했어도 끝까지 지역구를 지켰다"고 지역 연고를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서 언급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