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브랜드 내건 첫 벤처…"세계 최고 'AI 눈' 개발할 것"
“서울대 브랜드를 사용하는 스타트업은 우리가 처음입니다.”

스누아이랩은 서울대를 대표하는 인공지능(AI) 전문가가 대거 참여하면서 설립 초기부터 주목받았다. 회사 이름도 ‘SNU(서울대의 영문 약자)’와 ‘AI랩(아이랩)’을 합쳐 만든 것이다. 곽노준·이경무·조성준 교수 등 AI 분야 연구자들이 자문역을 맡았다. 72명의 재직자 중 석·박사급 서울대 인력이 30명을 웃돈다.

이 회사는 2019년에 생긴 신생 스타트업이지만 AI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AI’ 분야 실력은 국내 최상위권으로 꼽힌다. 유명호 스누아이랩 대표(사진)는 “AI의 미래는 원천기술에 있는데, 당장 수익이 나지 않아도 연구에 계속 투자할 수 있는 곳은 학교 기반 기업뿐”이라며 “중국 센스타임을 능가하는 세계적 비전 AI 기업이 목표”라고 밝혔다.

스누아이랩은 과거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핵심 연구원들이 주축이 됐다. 여기에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학내 교수, AI 기업 인텔리빅스 등이 참여했다. 이미지를 잡아내 분석하고 학습하는 비전 AI 기술이 이들이 주력하는 분야다. 시각이란 원초적 감각을 AI에 입히는 작업이다 보니, 스마트 공장 시스템부터 자율주행차나 드론 등 모빌리티산업까지 두루 쓰인다.

이 회사는 핵심 엔진인 ‘오토케어’를 기반으로 통합 영상 관제 솔루션 ‘오토케어 MX’와 AI 영상 보안 솔루션 ‘오토케어 VX’ 등 여러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AI 솔루션이 가진 데이터의 10% 정도만으로도 딥러닝 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저해상도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개선하는 ‘초해상화(SR)’, 영상 품질을 개선하는 ‘디블러링’ 등 고난도 기술로도 정평이 나 있다. 산업안전·국방·의료·스마트팜 분야 등 적용 분야가 폭넓다. 포스코ICT, 한국서부발전, 쌍용정보통신 등이 주요 고객사다.

이 회사가 경쟁 목표로 삼는 중국의 센스타임은 지난해 말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5조원을 넘어섰다. 스누아이랩은 올해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 나설 예정이다. 유 대표는 “AI는 우수 대학과 융합연구 개발을 통해 일으킬 수 있는 시너지가 크다”며 “올해는 요구되는 학습 데이터양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기술을 고도화하고, 수익과 직결될 다양한 고객 포트폴리오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