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약사 다케다가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제품군을 새롭게 추가했다. 최근 다케다는 유전자를 설계도로 이용해 만들어지는 단백질, 그리고 유전자를 전달하는 전달체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도입하는 등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단백질 엔지니어링 플랫폼 신약벤처기업 에보자인(Evozyne)은 다케다와 희귀질환 유전자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미국 시간) 발표했다. 에보자인은 다케다와 함께 희귀질환 유전자치료제 최대 4종을 개발하기로 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4억 달러(약 4873억원)이다. 선수금은 비공개다.

에보자인의 핵심 기술은 진화와 딥러닝 기술을 결합한 플랫폼 ‘내추럴 머신즈’다. 이 플랫폼 기술로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신규 단백질을 고안해 다케다에게 제공하는 것이 이번 공동개발 계약의 주요 골자다.

에보자인은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인큐베이팅 기업인 파라곤 바이오사이언스가 2020년 설립한 업체다. 파라곤 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의 신생 기업을 설립하거나 투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에보자인의 핵심기술은 플랫폼 기술에 기반한 단백질 디자인 및 설계이며, 이 기술을 이용해 개발 중인 후보물질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케다는 유전자치료제 관련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코드바이오테라퓨틱스(Code biotherapeutics)와 20억 달러 규모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코드바이오테라퓨틱스는 자사의 비바이러스(非-바이러스) 전달체 기술로 4개 후보물질을 다케다와 공동개발해야 한다.

아데노바이러스 및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AV)는 최근 유전자치료물질을 전달하기 위한 전달체로 널리 쓰이고 있으나 바이러스인 만큼 환자의 면역체계가 반응할 경우 더 이상 약물을 전달하지 못하게 되는 등의 한계점이 있었다.

다케다는 지난해 10월 중 불과 며칠 차이로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 두 곳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10월 4일엔 셀렉타 바이오사이언스(Selecta Bioscience)와 리소좀 축적 장애에 대한 유전자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선수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대 계약규모는 11억 달러였다.

8일 후인 10월 12일엔 포세이다 테라퓨틱스(Poseida Therapeutics)와 최대 8개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포세이다가 진행 중인 혈우병 치료 후보물질을 포함해 비바이러스성 생체 내 유전자 교정 치료 후보물질을 공동개발 및 사업화하기로 했다.

포세이다는 후보물질 도출을 맡으며, 다케다는 임상 및 상업화를 책임지는 구조다. 다케다로부터 포세이다가 수령하는 선수금은 4500만 달러이며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및 상업화 성과에 따라 최대 1억25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