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몇 달 내에 코로나19 대유행의 마지막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앞으로 몇 달 안에 유럽이 코로나19 대유행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팬데믹과의 휴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클루게 소장은 “팬데믹이 다 끝났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염을 통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다”고 했다. 그 근거로는 △신규 확진자와 중환자실 입원 사례가 급증하지 않는다는 점 △바이러스가 덜 전파되는 따뜻한 날씨로 바뀌고 있다는 점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성이 낮은 점 등을 제시했다.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란 평가가 많다. 이날 클루게 소장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주일 동안 유럽에서 120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 이후 한 주간 가장 많은 수치다. 독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사상 최다인 23만 명을 넘어섰다. 독일 예방접종위원회는 70대 이상과 면역결핍증 환자, 요양원 거주자 등 건강상 특별히 위험에 노출된 이들에게 백신 4차 접종을 권고하기도 했다. 4차 접종은 3차 접종 이후 최소 3개월 후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곳은 유럽뿐만이 아니다. 이날 일본에선 코로나19 하루 신규 감염자가 처음으로 10만 명을 돌파하며 10만4470명을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도 300만 명을 넘었다.

미국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빠른 속도로 진정되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코로나19 하루 평균 확진자는 35만8271명으로 2주 전보다 51% 급감했다. 다만 같은 기간 하루 사망자가 29% 증가했는데, 확진과 사망 사이에 4~6주의 격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NYT는 설명했다.

한편 미국에선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화율이 낮게 나타나는 이유가 많은 사람이 면역력을 형성했기 때문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미크론의 위력이 본질적으로 약한 게 아니라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갖춘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에 치명성이 덜한 것처럼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