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구(IMF) 총재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일부 국가의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달러표시 부채가 많은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CNBC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21일 화상으로 열린 ‘다보스 아젠다 2022’ 포럼에 참석해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면 몇몇 국가의 약한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달러표시 부채를 상환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든다”며 “이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표시 부채 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국가들은 바로 지금 조치해야 하며 만약 채권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저소득 국가 중 3분의 2가량이 부채 고통에 시달리거나 그럴 위험에 처해 있다”며 “이 비중은 2015년보다 약 두 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IMF는 2020년 세계 각국의 부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전체 부채 규모가 226조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인플레이션, 대규모 부채로 인해 점차 동력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기 회복 기세가 일부 꺾이고 있다”며 “2022년은 장애물 코스를 항해하는 시기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단순히 세계 공급 능력을 초과한 수요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며 “기후변화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지정학적 요인까지 포함된 복잡한 얘기여서 중앙은행들이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