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포스코를 두고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작년 4분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오는 4월까지 철강 시황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는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18년 만에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이 같은 우려 지우기에 나섰다.

'피크아웃' 우려…포스코, 18년 만에 "자사주 소각"
포스코는 연내 보유 중인 자사주 일부를 소각하겠다고 5일 공시했다. 2004년 이후 18년 만이다. 배당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배지분 연결 순이익의 30% 수준인 배당 전략을 올해까지 유지하고, 이후 기업가치 증대를 고려해 최소 주당 1만원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포스코는 총 발행주식의 13.3%(1160만 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주주친화 전략이 발표되자 곧장 투자자들이 움직였다. 포스코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14%(9000원) 오른 29만5500원에 마감했다. 회사 측의 주주친화 방침이 피크아웃 우려를 넘어선 것이라는 평가다.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도 포스코는 새해 유망주로 꼽혔다. 금리 인상 시 타격이 불가피한 성장주와 달리 저평가된 가치주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면서다. 포스코 주가는 올해만 7.65% 상승했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올해부터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철강과 같은 구경제 분야의 투자가 한동안 이뤄지지 않은 만큼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포스코처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에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점을 찍은 실적이 당분간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포스코의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조9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포스코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2조5067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둔화로 촉발된 중국 철강 수요 부진으로 인해 철강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매 분기 이익이 증가하던 포스코 실적이 4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했다”며 “올해 철강 시황은 3~4월께 바닥을 다진 뒤 반등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시각도 있다. 같은 날 유안타증권은 “4분기 실적에 대한 걱정은 없다”며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2조7700억원으로 제시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