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이뮨텍이 지난 11월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 발표한 ‘NT-I7’의 임상 1b·2a상 중간결과를 두고 시장은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주가가 18% 급등(11월 12일)했다가 곧바로 11% 급락(15일)하기도 했다. 연일 파란불과 빨간불이 왔다 갔다 했다. 임상 결과를 두고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었던 것이다. 제약·바이오 분야 애널리스트인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이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봤다.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왼쪽)과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 사진=김병언 기자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왼쪽)과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 사진=김병언 기자
네오이뮨텍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NT-I7이다. 몸속에서 암세포를 죽이는 T세포를 늘려주는 ‘증폭제’ 역할을 한다.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는 “인슐린이 부족하면 주사하듯 T세포를 늘려주는 인터루킨7도 주사하면 될 것 같지만 구조가 불안정하고 반감기가 짧아 의약품으로 대량 생산하기 어려웠다”며 “우리는 인터루킨에 자체 개발한 ‘hyFc’ 융합 기술과 구조 안정화 기술인 엔텀 엔지니어링 기술을 활용해 이런 단점을 최소화했다”고 했다.

키트루다 효과 ‘제로’ 대장암·췌장암에서 부분관해 확인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이하 허) 지난 11월 13일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NT-I7에 대한 임상 1b·2a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셨어요. 뇌암의 일종인 교모세포종(GBM) 데이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표준치료는 1년 이상 생존율이 25%였지만, 표준치료와 NT-I7을 병용했을 때는 94%가 나왔죠. 학회 반응은 어땠나요?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이하 양) 매우 고무적이고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저희가 SITC에서는 포스터 발표만 했는데, 일주일 뒤에 열린 뇌종양 전문학회인 SNO에서는 구두 발표를 했습니다. 표준치료에 NT-I7을 추가로 투여하면 화학과 방사능 치료를 받았음에도 T세포를 정상 이상으로 높게 유지시켰다는 결과입니다. 말씀대로 병용 결과, 1년 이상 생존율이 94% 나왔습니다. 논문도 게재 승인을 받아서 곧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만큼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GBM은 지금까지 얻은 결과만으로도 이미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봅니다.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대장암과 췌장암도 임상을 했고, 부분반응(PR)이 나왔습니다. 객관적 반응률(ORR)이 대장암은 18%, 췌장암은 6%죠. 시장에서는 ORR이 낮다는 데 반응하며 혼란스러워했던 것 같습니다. 아직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 데이터가 없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시장에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우리가 SITC에 포스터를 발표하자 참석한 많은 전문가들이 대장암과 췌장암의 타입이 현미부수체 안정형(MSS)인지 현미부수체 불안정형(MSI-H)인지 물었어요. 우리는 MSS입니다. MSS는 암세포에 돌연변이가 없는 안정형이고, MSI-H는 돌연변이가 많은 불안정형입니다.

돌연변이가 많이 있는 MSI-H는 면역세포의 공격이 쉽습니다. 돌연변이가 많으니 면역세포 눈에 딱 들어와버리는 거죠. 우리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MSS형이어서 공격이 어려워요. 키트루다(성분명 펨프롤리주맙)가 좋은 효과를 보인 경우는 대장암과 췌장암이 MSI-H인 경우에요. MSI-H 환자 대상 임상으로 반응을 확인해 승인을 받은 겁니다. 그러나 이건 대장암이나 췌장암 환자의 1~5%밖에 되지 않아요. 대부분 MSS이고 이 경우에는 치료 대안이 없어요. 두 암 모두 전통 항암제인 화학항암제 외에는 다른 치료제가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도 18%(대장암)와 6%(췌장암)라는 수치에 대한 우려가 있어요.

기준 자체를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혈액암은 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CAR-T)로 치료하면 60~90% 효과 나온다” “폐암, 흑색종을 면역항암제로 치료하면 30~40% 효과가 있다”고 하면서 우리 임상 중간 결과를 부정적으로 봅니다. 항암제가 성공하려면 반응률이 최소 20~30%는 나와야 한다는 기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그럴 수 있는데, 우리가 진행한 임상은 이미 면역관문억제제 단독으로는 임상에서 실패한 암종입니다. 여러 차례 치료에 실패해 재발한 암이죠. 키트루다 효과가 ‘제로’였던 암을 18%와 6%로 만든 거예요. 그 기준에서 봐야 합니다.

5개 고형암 임상을 키트루다 병용으로 동시에 시작했는데, 대장암과 췌장암만 먼저 나온 이유도 궁금합니다.

총 5개 고형암(대장·췌장·소세포·비소세포·유방)에 대해 키트루다 병용 임상을 MD앤더슨 등 주요 병원에서 동시에 스타트했습니다. 그런데 대장암과 췌장암 환자가 집중적으로 빨리 모집됐고, 그 덕분에 1차 결과를 먼저 확인할 수 있었죠. 그만큼 환자와 임상 의사들이 보기에 대장암과 췌장암에 있어 NT-I7 병용이 희망적이었다고 본 겁니다. 다른 암들은 치료 대안이 있으니 환자가 대장암, 췌장암처럼 빠르게 모이지 않았던 거죠.

*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NT-I7
네오이뮨텍의 대표 파이프라인 NT-I7은 암세포를 죽이는 T세포를 늘리는 증폭제 역할을 한다. 자체 개발한 ‘hyFc’ 융합 기술과 구조 안정화 기술인 엔텀 엔지니어링 기술을 활용해 구조가 불안정하고 반감기가 짧아 의약품으로 대량생산하기 어렵다는 인터루킨7의 단점을 보완했다.


“Tscm 50배 증폭 의미 커… 사이토카인학회서 특별세션 요청”
Tscm(stem-cell like memory T cell)이 50배 이상 증폭됐다는 결과도 발표하셨는데요. 조금 생소한 개념입니다. 어떤 의미죠? Tscm 50배 생성이 허가 때 중요한 PFS, OS 증가로 이어질 수 있나요?

네, Tscm은 2005년 처음 발견됐습니다. 줄기세포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강한 자가증식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Tcm(central memory T), Tem(effector memory T)으로 분화합니다. 생존 기간도 10~25년으로 깁니다. 이런 이유로 Tscm은 모든 T세포 중 가장 항암효과가 좋은 T세포 하부 분류로 알려져 있습니다. Tscm이 50배 증폭됐다고 해서 반드시 PFS, OS가 증가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죠.

다만 우리 연구를 보면, Tscm이 대장암, 췌장암 환자들에게서 NT-I7을 투여 후 크게 증폭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T세포들이 암으로 이동하는 데 중요한 케모카인 역시 크게 증가했습니다. 실제로 종양 안에 들어가 있는 T세포인 종양 침윤성 림프구(TIL)가 높게 관찰됐습니다. TIL이 높은 환자에서 치료 반응이 나타나는 상관성을 보였고요. 이런 점에서 유추했을 때 전반적으로 Tscm의 높은 증폭과 치료율은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오이뮨텍은 NT-I7의 Tscm 증폭 효과를 11월 30일부터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사이토카인학회에서 발표했다. 학회 측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네오이뮨텍의 SITC 발표를 보고 특별세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머크, 로슈,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참여했다.)

해외에서는 Tscm을 아직 많이 강조하는 것 같진 않더라고요.

아직 동물이 아니라 사람 임상에서 Tscm을 효과적으로 증폭시켜줄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그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가들은 대부분 Tscm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어요.

사람 임상에서 이렇게 많이 Tscm이 증폭된 결과가 나온 건 처음인가요?

네, 일부 임상 보고는 있긴 한데, 50배 이상 증폭시킨 물질은 없었습니다. 그전에는 Tscm이 기껏해야 2~3배 늘어났기 때문에 암 치료 효과를 정확하게 관찰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50배 넘게 증폭되는 결과가 나왔으니 효과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Tscm 세포 과잉이 자가면역질환이나 에이즈(HIV-1) 감염에 기여한다고도 하는데, 우려사항은 없을까요?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할 순 없겠죠. 그런데 우리가 증가시키는 Tscm은 아무리 많아도 결국 암세포를 만나야 죽입니다. 실제 Tscm이 50배 이상 늘었지만 자가면역 관련 질환이 임상에서 전혀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이론과 실제에서 모두 부작용이 없다는 걸 확인한 거죠. 에이즈 우려는 바이러스 복제를 하는 표적세포가 T세포이기 때문에 나오는 우려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행 중인 전체 임상 파이프라인 20개 중 에이즈에 걸린 암 환자가 포함된 임상은 카포시 사코마(육종) 파이프라인 하나입니다. 카포시 사코마 자체가 에이즈가 일으킨 암이어서죠. 카포시 사코마 임상마저도 에이즈 치료제를 칵테일로 투여합니다. 에이즈 바이러스 증식 우려가 없도록 말이에요.

“모달리티·파이프라인 모두 확대 계획”
NT-I7의 기본 전략은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이죠. 전 세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수천개의 병용 물질 중에서 NT-I7이 선택돼야 합니다. 면역관문억제제 실적이 고점을 찍었다는 우려도 있고요. 병용 전략이 유효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습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효능이나 부작용에 있어서 제약사 간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타깃이 PD-1, PD-L1 등으로 명확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겁니다. 다만 이렇게 볼 필요가 있어요. 경쟁력에 두각을 내기 어려워지는 시장인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은 차별화가 가능해질 수 있도록 ‘베스트 파트너’가 누군지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PD-1, PD-L1 중심의 치료에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근본적 고민, 즉 T세포 부족을 해소하지 못하면 차별성이 떨어집니다. NT-I7은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유일한 물질입니다.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은 2020년 약 30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어요. 2026년까지 매년 25%씩 성장해 100조 원 시장이 될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이밸류에이트 파마). 이런 점에서 시장이 조만간 피크 아웃(peak out)한다고 보기에는 기회요인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제약사가 개발하고 있으니 우리에겐 기회겠죠.

네오이뮨텍은 NT-I7 단일 모달리티로 20개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전의 물질이나 플랫폼을 늘리는 식의 전략도 있으신가요?

플랜B에 대한 말씀 같으신데요, 여러 적응증에서 주평가지표를 모두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몇 개의 암종에 대한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충분히 기술이전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GBM은 독자적으로 임상을 끌고 가 허가까지 받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술이전에만 매달리지 않겠다는 거죠. CAR-T도 임상 중입니다. CAR-T 투여 3주 후 우리 물질을 투여하는 임상입니다. CAR-T 효과는 Tscm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죠. 왜 3주 후에 투약하냐면 그때까지 사이토카인 신드롬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게 종료된 후에 넣어주는 거죠. 그러면 그 귀한 CAR-T가 증폭돼서 효과를 보이는 겁니다.

그리고 전(before)에 쓰이는 용도도 있습니다. T세포 자체가 적으면 CAR-T 자체를 못 만들죠. 그런데 NT-I7을 투여해 놓으면 T세포가 증폭되기 때문에 CAR-T를 만들 수 있는 요건 자체를 충족하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나이 드신 분들 중에서는 T세포가 적어서 CAR-T를 만들 수 있는 요건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거시경제 상황, 전환사채(CB) 리픽싱, 콜옵션 제한 등을 앞두고 바이오 회사들에 자금 수혈이 안 될까봐 걱정하는 시각도 있어서 여쭤봅니다. 네오이뮨텍은 매년 현금이 얼마씩 소진되고 있나요?

상장 직후인 올 1분기 말 보유 현금이 1765억 원이었고 3분기 말 기준이 1650억 원입니다. 연말에는 1500억 원 정도 남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수준의 연간 임상, 시료 생산, 조직 운영 등 기본적인 사업 진행에 사용하는 지금은 연간 400억~500억 원 수준으로 예상합니다. 향후 약 2~3년 이상 쓸 수 있는 금액이라, 현재 추가 자금조달 니즈는 없습니다.

한재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