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쏟아질 곳, 이 통계에 보입니다 [집코노미TV]
▶전형진 기자
오늘은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 주택소유통계'를 준비했습니다. 그동안 기사로 접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원문 자료를 함께 보면서 짚어보죠. 참고로 이 통계는 1년 단위로 발표되고요. 지난해 기준 내용이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과 다소 시차는 있지만 며칠 전 발표된 가장 최근 통계라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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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소유통계는 개인과 가구를 따로 집계합니다. 먼저 개인통계를 보겠습니다. 주택을 갖고 있는 전체 개인 가운데 1주택자는 2020년 기준 84.2%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대비 다소 증가했고요. 다주택자는 15.8%로 그만큼 감소했습니다. 절대적인 수치로 보자면 다주택자의 숫자는 늘었지만 비율로 따져보자면 감소했다는 이야기입니다. 1주택자가 더 많이 늘어났다는 의미죠. 그동안 보셨던 기사에서 '늘었다', '줄었다'는 표현이 혼용됐을 텐데요. 비율의 증감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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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가구 기준 통계를 보겠습니다. 주택을 갖고 있는 1100만 가구 가운데 1주택인 가구는 72.8%로 전년 대비 증가했고, 다주택인 가구는 27.2%로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이번에도 다주택가구의 숫자 자체는 늘었지만 비율적으론 줄어들었습니다.

눈에 띄는 건 10주택 이상 가구도 굉장히 많은 점입니다. 통계표의 숫자는 1000단위인데요. 11~20주택 가구가 국내에 2만5000가구나 된다는 거죠. 51주택 이상인 가구도 2000가구 이상인데요. 다시 말하면 2000가구가 10만채가량 갖고 있다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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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집을 가진 가구가 아니라 전체 가구를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국내의 2100만 가구 가운데 주택을 가진 가구는 56.1%로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반면 무주택가구는 43.9%로 전년 대비 증가했고요. 인구 증가는 더디지만 가구는 분화하고 있잖아요. 집에서 독립하는 등 늘어난 가구들의 내집마련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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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개인 기준 통계입니다. 다주택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 어디냐에 대한 집계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거주지 기준 소유자가 다른 지역에도 집을 갖고 있는 비중인데요. 제주 서귀포와 제주가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각 21.0%와 20.4%입니다. 제주도에 사는 사람 5명 중 1명은 다른 곳에 집이 또 있다는 얘기죠. 충남의 일부 지역들도 높은 편인데요. 당진은 20.3%, 보령은 19.8%입니다. 투자자들이 인입됐기 때문인가, 하시겠지만 이 통계는 해당 지역의 거주자가 추가로 다른 곳에 주택을 갖고 있는 비율을 의미하기 때문에 조금은 결이 다릅니다.

이 통계에서 세종은 19.8%입니다. 세종으로 이사를 가신 분이 아직 타지의 집을 매각하지 않은 경우겠죠. 서울 강남구가 19.7%로 그 다음입니다. 경기 여주(19.6%)와 충남 공주(19.2%)의 순위가 높은 건 다소 의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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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특정 지역에 집을 가진 사람이 내지인이냐 외지인이냐를 보여주는 통계인데요. 그 지역 사람이 그 지역 집을 소유하고 있는 비율이 전국 평균으론 86.5%인데요. 울산은 이 비율은 92.2%입니다. 울산에 있는 집들은 대부분 현지인이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울산은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라는 별명도 있었죠.

반대로 세종은 관내인 소유 비율이 66.0%로 전국 최저입니다. 외지인 소유 비율이 34.0%입니다. 앞장에서 봤던 통계와 연결되죠. 세종이란 도시의 기능적인 한계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이 표는 광역지자체 기준인데요. 통계청 홈페이지에서 이 자료를 다운로드하면 뒷장 부록에 기초지자체별로도 집계가 돼 있습니다. 어느 지역이 외지인 소유 비율이 높고 임대물량이 많이 나올 수 있는지 참고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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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통계에서 확장해볼게요. 특정 지역에 집을 갖고 있는 외지인들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에 대한 통계입니다. 세종은 외지인 비율이 34.0%라고 했잖아요. 이들의 실제 거주지는 대전 유성구-대전 서구-충북 청주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전이나 충남권에서 세종의 집을 많이 샀다는 통념이 실제 통계로 나타난 거죠. 서울은 경기 고양과 용인, 성남 순인데요. 고양은 일산신도시, 성남은 분당신도시겠죠. 과거 1기신도시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 때 거주지를 옮긴 분들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용인은 2000년대 말 대형 아파트가 많이 지어졌던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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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가구주의 연령대별로 주택소유율을 따져봤더니 30대의 40.2%는 집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전년 대비로는 다소 감소한 수준이긴 한데요. 참고로 이 통계는 가구주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주택소유율이 높은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30대 미만의 경우도 10.5%가 집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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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의 구성별로도 볼게요. 이 통계표에서 2세대라는 건 예를 들어 부부+부모님 또는 부부+자녀를 의미합니다. 부부끼리만 살면 1세대가 되는 거죠. 1세대 부부의 주택소유율은 73.4%로 전년 대비 증가했습니다. 아무래도 청약제도가 신혼부부들에게 유리하도록 개편돼 온 영향도 있겠죠. 부부가 미혼자녀를 키우고 있는 경우도 주택소유율이 73.1%로 전년 대비 늘어났습니다. 결혼을 하면 내집마련을 하게 된다는 의미로도 읽히네요.

반대로 1인가구의 경우 주택소유율이 29.4%에 불과한데요. 얼마 전 청약제도가 개편되기 전까지 1인가구는 생애최초 특별공급 신청도 불가능했죠. 1인가구를 중심으로 가구가 급속도로 분화하고 있지만 이들의 내집마련은 아직 먼 얘기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기사로 못 다한 얘기는 영상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보다 정확한 통계는 통계청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김윤화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