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각의 신임을 묻는 제49회 중의원(의회 하원) 총선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여당이 압승했다. 지난 4일 출범한 기시다 내각이 국정 운영에서 힘을 받게 됐다.

31일 실시된 중의원 총선에서 자민당은 전체 의석 465석 가운데 261석을 얻어 단독 과반과 절대안정다수 의석(261석)을 동시에 확보했다. 절대안정다수 의석은 17개인 의회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독식하고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는 의석수다.

선거 전의 276석에 비해 15석 줄었지만 의석수가 30석 안팎 줄 것이라는 예상보다 크게 선전했다는 평가다. 연립여당인 공명당도 32석을 얻어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전체 의석의 63%인 293석을 차지하게 됐다. 기시다 총리는 조만간 소집될 특별국회에서 제101대 총리로 다시 선출된다.

중의원 총선은 2017년 10월 이후 4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일 집권한 지 열흘 만인 14일 의회를 해산했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을 기시다 총리 내각에 대한 신임 투표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부터 기시다 총리까지 9년여 동안 이어진 자민당 1강 정치 체제를 평가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자민당은 2012년 정권 탈환 이후 치러진 네 차례의 총선에서 모두 단독 과반을 달성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기시다 총리는 공명당과 합쳐 과반 의석(233석)을 확보하느냐를 승패의 기준으로 정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달성하지 못하면 사실상 선거에서 패배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의석수를 40석 이상 잃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함에 따라 기시다 총리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실현을 간판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적극적으로 임금 인상을 유도해 ‘임금 정체→소비 부진→기업실적 악화→투자 회피’의 악순환을 끊는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개혁을 추진해 지방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공약도 내놨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하고 얼어붙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수십조엔 규모의 경제대책을 신속하게 실행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