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 8일 오후 4시20분

선박기자재업체 현대힘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관련 기업의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선박기자재업체 현대힘스, 본격 상장 추진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힘스는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조만간 주관사를 확정하고 실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내년 상장예비심사를 거쳐 하반기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 목표다.

2008년 설립된 현대힘스는 선박을 조립할 때 사용하는 기자재인 선박 블록과 배관 도장 등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다. 본사는 울산에 있으며 경북 포항과 경주에 각각 한 곳, 전남 영암 두 곳 등 총 네 곳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설립 당시 현대중공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9년 4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제이앤PE에 매각됐다. 현재 제이앤PE가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설립한 허큘리스홀딩스가 7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25%는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다.

현대힘스는 최근 3년간 조선업 침체로 실적이 정체됐다. 지난해 매출은 1153억원,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소폭 줄었다. 그러나 올초부터 국내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올해 매출은 1300억원대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 7월 선박용 소화설비 업체 엔케이가 보유한 포항 공장 부지와 건물을 179억원에 사들여 연간 10만t의 선박 블록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같은달 질소·산소·오존 발생기 제조사 원하이테크도 인수했다. 연관 업종의 기업을 추가로 M&A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볼트온’ 전략이다. 원하이테크가 생산하는 질소시스템과 오존 발생기는 선박 건조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평형수처리 시스템에 사용된다. 현대힘스는 원하이테크의 오존설비와 조선기자재사업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업계는 현대힘스의 기업가치를 3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2019년 매각 당시보다 몸값이 세 배가량 불어났다. 조선업이 살아나면서 관련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9월 상장한 현대중공업은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5조3000억원이었으나 현재 시가총액은 9조3000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다음달 공모에 나서는 SM상선은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 2조1000억원을 제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H라인해운 등 조선해운사들의 상장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회사에 부품과 기자재를 납품하는 회사의 기업공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