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30일 동시 상장했다. 탄소배출권은 기업 등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일정 기간 발생한 탄소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으면 탄소배출권을 사들여 부족분을 메꿔야 한다. 이번에 출시된 ETF들은 탄소배출권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상품별로 기초지수, 운용비용 등에서는 차이점이 있다.
"脫탄소 시대에 투자하세요"…탄소배출권 ETF 4종 첫 출격
이날 삼성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은 각각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ETF를 내놨다. 상장 첫날 탄소배출권 ETF는 1.05~1.65% 올라 모두 상승 마감했다. 거래대금은 총 106억6775만원이었다. 유럽 시장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t당 60유로를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탄소배출권 수급 여건상 당분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활동은 늘어나는 반면 각국 정부가 탄소 저감 정책을 강화하면서 탄소배출권 쇼티지(공급 부족)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탄소배출권은 원자재 중 하나로 봐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미국 증시에는 작년 7월 ‘크레인셰어스 글로벌 카본 ETF(KRBN)’가 상장됐는데 올 들어 6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탄소배출권 ETF 4종은 크게 유럽 시장에 투자하는 ETF와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ETF로 나뉜다. ‘KODEX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와 ‘SOL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는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시장인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에 집중 투자한다.

‘탄소배출권 신흥국’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글로벌 탄소배출권 ETF를 눈여겨볼 만하다. ‘HANARO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와 ‘SOL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자한다. 탄소배출권에 투자할 때도 변동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수급 여건에 따라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